중국 최대 배터리 기업 CATL의 3분기 순이익(잠정치)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200% 증가한 98억위안(약 1조9560억원·최대 예상치)이다. 이는 올 상반기 전체 순익(약 1조6300억원)을 넘어서는 규모다. CATL은 “국내외 신에너지 업계의 빠른 발전으로 전기차 배터리와 ESS(에너지저장장치) 시장이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배터리 업계도 3분기 실적 전망이 밝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7일 3분기 잠정 실적 발표에서 매출은 작년보다 89.9% 증가한 7조6482억원, 영업이익은 5219억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LG엔솔은 올해 처음 영업이익 1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증권업계는 삼성SDI의 3분기 영업이익이 27% 증가해 최대 분기 실적(약 4758억원)을 예상한다.
최근 경기 침체로 자동차 업계마저 수요 위축에 직면할 것이라는 경고가 나오고 있지만, 전기차 산업은 딴 세상 얘기다. 전기차 수요가 폭풍 성장하고 규모의 경제가 실현되면서, 나홀로 호황을 누리는 것이다.
시장조사기관 EV볼륨에 따르면, 올 상반기에만 총 430만대의 새로운 순수전기차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가 판매됐다. 작년보다 62% 급증한 수치다. 올 상반기 전체 자동차 판매가 8% 감소하고, 그중 내연기관차 판매는 16% 감소한 것과 대비된다. EV볼륨은 올해 전기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 포함) 판매량이 작년보다 57% 증가한 총 1060만대에 달하고 이 중 800만대가 순수전기차라고 예상했다. 올해 글로벌 자동차 예상 판매량이 약 8000만대임을 감안하면, 10대 중 1대는 전기차가 팔리는 시대가 온 것이다. 국내에서도 올 1~9월 누적 순수전기차 판매량은 11만7000대로 작년 연간 실적(9만7000대)을 이미 넘었다. 특히 지난 9월에는 전기차 판매가 전년의 2배로 뛰며 월 2만대를 처음 돌파(2만485대)했다.
문제는 공급이다. 다수 완성차 업체가 배터리와 반도체 부족, 공장 증설 지연 같은 각종 공급 제약 문제에 부딪혀 급증하는 전기차 수요에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GM의 경우 최초의 전기 픽업트럭인 허머 EV를 2020년 10월 출시했지만, 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생산량은 분기당 수백대에 그치고 있다. GM은 허머EV의 누적 주문량이 9만대를 넘어서자, 주문 접수를 아예 중단했다. 국내에서도 전기차 인도가 지연되고 있다. 자동차 구매정보 플랫폼 겟차에 따르면, 현대차 아이오닉5는 12개월, 기아 EV6는 14개월을 기다려야 받을 수 있다. 최근 출시된 아이오닉6는 사전계약 물량만 5만대에 달해, 지금 주문하면 18개월은 기다려야 한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첨단사양이 많은 전기차는 내연기관차보다 반도체도 더 많이 들어가는 데다, 배터리 공급과 설비도 아직 턱없이 부족하다”며 “무엇보다 주문이 밀려드는 속도가 너무 빨라 공급 병목 현상이 심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