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인증기관인 한국자동차부품협회가 심사해 성능과 품질을 보증한 부품을 ‘인증 대체부품’이라고 한다. 가격은 순정부품보다 40%가량 싸다. 사진은 협회가 운영하는 ‘인증 대체부품 스토어’에서 파는 범퍼와 보닛 부품. /한국자동차부품협회

최근 고유가, 고물가로 자동차 유지 비용이 늘고 있다. 자동차 정비라도 할라치면 고가의 부품 때문에 부담스러운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순정부품과 비슷한 성능을 가졌지만, 가격은 훨씬 저렴한 ‘인증 대체부품’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순정부품은 완성차 업체들이 지정한 부품사가 위탁 생산한 ‘자사 OEM 부품’을 말한다. 현대차 부품을 위탁생산하는 현대모비스 부품이 대표적이다.

반면, 인증 대체부품은 완성차 업체가 지정한 부품사가 아닌 다른 부품사가 만들었지만, 정부 인증기관이 심사해 성능과 품질을 보증하는 부품이다. 가격은 순정부품보다 40%가량 싸다. 그러나 소비자들 중엔 인증 대체부품 자체를 모르거나, 안전이나 고장 등 우려 탓에 선택하기를 망설이는 이들이 여전히 많다.

최근 방향 지시등 파손으로 공업사를 찾은 BMW 520i 차주 임모씨도 비슷한 경우다. 순정부품은 114만9600원, 인증 대체부품은 67만6800원으로 가격 차이가 컸지만, 최종 선택은 110만원대 순정품이었다. 임씨는 “순정품을 쓰는 게 더 안전하고 고장도 안 날 것 같았다”고 했다.

그러나 이 같은 우려는 근거를 찾기 어렵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이 지난해 현대차 아반떼AD 범퍼의 순정품과 인증 대체부품의 품질 비교를 진행했더니 인장 강도, 굴곡 강도, 충격 강도 등 10개 항목에서 인증 대체부품이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높은 성능을 보였다. 두께가 더 얇은데도 강도는 더 높게 측정되기도 했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자동차 수리비는 매해 인상돼 전체 자동차 보험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0%에 육박하고 있다. 2018년 1건당 168만원에서 지난해 189만원으로 금액이 올랐고, 평균 부품비는 지난해 처음으로 100만원을 넘었다. 수리비가 늘어나는 가장 큰 이유는 사고가 나면 1년 된 차건 10년 된 차건 무조건 순정부품으로 바꾸는 관행 때문이란 의견이 많다. 한 공업소 대표는 “성능이 동일한데 값이 두배 가량 비싼 순정품을 장착해야 하는지 의문이 있다”고 했다.

소비자 입장에선 인증 대체부품을 사용하면, 사고가 났을 때 보험사가 순정부품 가격의 25%를 환급해주는 제도를 통해 부담을 더 낮출 수 있다. 자차 손해담보 보험상품에 가입하면, 가입자 과실 100%인 단순 자차 사고 시 금액을 환급받는다.

예컨대 벤츠 E클래스 방향지시등은 순정품이 120만3000원, 인증 대체부품은 70만9800원인데 인증 대체부품을 선택할 경우 순정 부품의 25%에 해당하는 30만800원을 추가로 받을 수 있다. 국회도 지난 5월 인증 대체부품 시장을 활성화하겠다며 기존 인증 범위에 없었던 좌석 안전띠, 유리, 휠 등을 포함하는 내용으로 자동차 관리법을 개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