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경남 김해시 장유동에 들어선 에쓰오일 주유소의 이름은 ‘빵집 주유소’다. 이 주유소엔 방송인 노홍철이 운영하는 북카페 ‘홍철책빵’이 입점해 있다. 북카페 오픈 전부터 소문이 나더니 평일에도 수십 분을 기다려야 할 정도로 인기다. 빵집 주유소를 가겠다고 김해를 방문하는 이들까지 생겨나고 있다.
주유소가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다. 평균 영업이익률이 2% 안팎에 그치는 데다 최근 전기차 보급 확산, 유가 상승 등으로 영업난이 심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석유관리원에 따르면 2017년 1만2007개이던 주유소는 매년 100개 이상 감소하며 지난 5월 기준 1만1268개까지 줄었다.
GS칼텍스는 지난해 10월부터 이케아와 손잡고 주문한 제품을 주유소에서 찾아 갈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집에서 가까운 주유소를 배송지로 지정하는 것인데, 고객들은 배송비를 3분의 1가량 줄일 수 있다. 올해 이용자가 지난해보다 3배가량 늘었다고 한다. 현대오일뱅크는 주유소에 CCTV가 설치돼 안전성이 높다는 점에 착안해 중고거래 플랫폼 ‘블루마켓’을 선보이고, 주유소에서 중고 거래를 할 수 있게 했다. 이들은 최근 주유소에서 초소형 전기차를 판매하는 사업도 시작했다. 내연기관 차주들이 세컨드 카로서 전기차에 관심을 갖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SK에너지의 경우 올 초 소방청과 업무 협약을 맺고 ‘우리동네 응급처치소’ 사업을 하고 있다. 주유소에 응급처치 기구를 두고 인근에서 사고가 나면 교육받은 주유소 직원이 응급처치하거나 구급 키트를 지원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와 비슷하게 주유소 경영난을 겪는 일본에선 주유소에서 뇌 검사를 받을 수 있는 서비스까지 나왔다. 6400여 개 주유소를 운영하는 이데미츠 코산은 IT 업체 스마트 스캔과 협력해 이동형 차량을 활용, 주유소에서 저렴한 가격에 뇌 MRI 촬영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이용자는 예약 뒤 주유소를 방문해 MRI를 찍고 스마트폰으로 결과를 받아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