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 판매 순위에 이변이 속출하고 있다. 올 들어(1~4월)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차(베스트셀링카) 1, 2위는 현대차 포터(2만6569대)와 기아 봉고(2만1760대)가 차지했다. 그동안 포터는 1위를 많이 했었지만, 봉고가 2위에 올라 상용차가 1~2위를 휩쓴 것은 처음이다. 반도체난으로 주요 인기 승용 모델의 생산 차질이 컸던 것이 주 원인이다. 특히 포터와 1위를 다투던 그랜저가 올해 말 완전 변경을 앞두고 판매가 주춤하고, 봉고보다 인기 있었던 아반떼·쏘렌토·카니발 등은 반도체난으로 생산이 줄고 있다. 코로나 이후 급성장한 배달 시장을 겨냥해 소형 트럭을 찾는 자영업자가 늘고, 상용차를 캠핑카로 개조하는 수요가 많아진 것도 1t 트럭의 인기 요인이다.
지난달 수입차 시장에서도 1, 2위는 벤츠(7822대)와 BMW(6658대)로 변동이 없었지만, 이례적으로 볼보(1332대)가 3위, 포르쉐(918대)가 5위에 올랐다. 평소 3~4위를 다퉜던 아우디(1051대)와 폴크스바겐(847대)은 각각 4위와 6위로 밀렸다. 마니아들의 브랜드였던 MINI(779대)는 도요타(648대, 8위)를 제치고 7위에 올랐다. 올해 처음 국내에서 전기차를 팔기 시작한 폴스타(460대, 11위)는 미국 정통 브랜드 쉐보레(260대, 13위)보다 많이 팔았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난에 따른 물량 차이뿐 아니라, 전기차 시대를 맞아 소비자들의 선호 브랜드가 달라지고 있는 점도 눈에 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