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출시된 렉서스의 전기SUV 'RZ 450e'의 요크 운전대. 나비가 날개를 펼친 모양이다. /렉서스

둥근 원형 디자인이 대다수였던 운전대에 나비모양·팔각형 등 다양한 디자인이 도입되고 있다. 운전대 디자인이 바뀌면서 미래차처럼 보인다는 반응도 있지만, 익숙지 않은 운전대가 자연스러운 조향을 방해해 사고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달 출시된 도요타의 프리미엄 브랜드 렉서스의 전기SUV ‘RZ 450e’에는 요크(yoke) 운전대가 탑재됐다. 요크는 나비가 날개를 펼친 모양처럼 생긴 운전대로, 주로 F1 그랑프리 등 레이싱 차량에서 주로 볼 수 있다. 업계와 외신들은 “렉서스가 전기차를 내놓으면서 파격적인 스티어링휠(운전대) 디자인을 도입했다”고 평가했다. 테슬라도 작년부터 요크 운전대를 모델 S와 모델 X에 적용해 판매 중이다. 일론 머스크 CEO는 이 디자인을 두고 “(기존의) 둥근 운전대는 이제 지루하다”고 트윗을 남겼다.

아우디도 지난달 콘셉트카 ‘아우디 어반스피어’에 팔각형 운전대를 탑재했다. 알파벳 D가 90도 각도로 누운 모양과 비슷해 ‘D형 운전대’라 불리는데, 요크처럼 가로 길이가 길고, 세로가 짧다. 디자인적으로 기존 차량과 차별화될뿐더러, 세로 길이가 짧아 운전석 무릎 위 공간이 넉넉하다는 장점이 있다.

현대자동차는 복고 디자인을 되살렸다. 현대차가 작년 말 선보인 전기 콘셉트카 ‘헤리티지 시리즈 그랜저’는 1986년 출시됐던 그랜저 1세대 모델을 현대적으로 재현한 모델로, 당시 모델처럼 ‘원포크 운전대’가 탑재됐다. 중앙에서 6시 방향으로 포크(운전대 중앙부와 외곽을 잇는 기둥)가 굵게 연결된 모양이다. 올해 말 그랜저 완전 변경 모델에 원포크 운전대가 적용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색다른 디자인이 신선하다는 호평도 있지만, 전문가들은 지속적으로 안전 문제를 지적한다. 주차나 좁은 골목 운전 시 운전대를 크게 돌려야 하는 경우, 익숙하지 않은 형태가 조향을 방해한다는 것이다. 미국 소비자 단체 컨슈머리포트는 테슬라 요크 운전대를 두고 “테스트 결과, 핸들이 손에서 미끄러지거나 실수로 경적을 울리는 일이 수차례 발생했다”며 “새로운 운전대 디자인이 안전을 위협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