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는 지난해 S클래스의 전기차 버전인 ‘더 뉴 EQS’를 국내에 출시했다. 벤츠는 탄소 배출량 등을 줄이기 위해 전기차 출시에 박차를 가해 2030년까지 모든 차종을 전기차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 제공

메르세데스 벤츠는 2030년까지 모든 차종을 순수 전기차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2022년부터 2030년까지 400억유로(53조6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해 전기차 아키텍처와 차세대 배터리를 개발하고 충전 인프라를 구축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내년까지 모든 차급에 전기차를 보유하고 2024년부터는 모든 신차를 전기차 전용 아키텍처 기반으로 개발한다. 벤츠는 중대형 승용차 플랫폼인 MB.EA, 고성능차 전용 플랫폼 AMG.EA, 화물차와 상용차를 위한 플랫폼 VAN.EA도 2025년 공개할 예정이다. 벤츠 관계자는 “파워트레인 개발부터 구매와 생산이 한곳에서 이뤄질 수 있도록 업무를 재구성해 제조와 개발의 통합 수준을 향상하고 전기차 구동 기술도 자체적으로 조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V 온리’ 전략으로 탄소 배출 저감

벤츠가 지난해 7월 밝힌 전동화 전략의 핵심은 ‘전기차 중심(EV-first)’에서 ‘전기차 전용(EV-only)’으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벤츠는 이 전략을 두고 “배출 가스가 없고 소프트웨어가 주도하는 미래를 만들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벤츠는 특히 ‘전 주기적 관점’에서 배터리 공장을 포함한 전 세계 공장에서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애쓰고 있다. 2020년 9월 문을 연 독일 진델핑겐의 ‘팩토리 56′은 에너지 요구량 자체를 기존 생산 시설보다 4분의 1로 줄인 최첨단 생산 기지다. 이곳 옥상에는 팩토리 56의 연간 전력 요구량의 30%를 감당할 수 있는 친환경 전력 공급원인 태양광 발전 시스템이 설치됐다. 팩토리 56은 지붕 면적의 40%가 녹지로 조성돼 있으며, 재활용 콘크리트를 사용했다.

전기차 전환에 박차를 가하는 다른 공장들도 비슷하다. 독일 브레멘 공장의 ‘더 뉴 EQE’ 생산을 포함해 올해 말까지 벤츠가 운영하는 모든 승용차 및 배터리 조립 공장은 탄소 중립적 생산으로 전환될 예정이다. 벤츠는 올해부터 8대의 순수 전기차를 3대륙, 7곳의 생산 라인에서 생산한다.

국내에서도 올해 다양한 전기차 라인업을 출시해 보조를 맞춘다. 벤츠코리아는 지난해 S클래스의 전기차 버전인 ‘더 뉴 EQS’를 출시한 데 이어, 올해는 E클래스급 전기차 ‘더 뉴 EQE’와 ‘더 뉴 메르세데스 AMG EQS’ ‘더 뉴 EQB’ 등을 출시할 예정이다.

반자율주행 기술 ‘드라이브 파일럿’ 기능이 탑재된 ‘더 뉴 S-클래스’의 운전대./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 제공

◇디지털 전환으로 ‘소프트웨어 통합’

벤츠는 디지털 전환 측면에서 소프트웨어와 전자 장치의 통합과 조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벤츠가 2018년 처음 공개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MBUX(Mercedes-Benz User Experience)’는 학습 능력이 있는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사용자에 맞게 개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특징이다. 단순히 음성을 통한 명령을 넘어 ‘제로 레이어’라는 기술을 통해 사용자가 음성으로 명령하지 않아도 상황에 맞는 주요 기능을 추천하는 게 가능하다. 예컨대 탑승자가 겨울철에 정기적으로 온열 마사지 기능을 사용한다면, 겨울철 온도가 낮아졌을 때 온열 마사지를 켜는 것을 제안하는 식이다.

벤츠는 차량용 운영체제 ‘MB.OS’를 독자 개발해 벤츠 차량의 표준 소프트웨어 플랫폼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이 운영체제는 차량을 클라우드와 IoT(사물인터넷)에 연결해 관리한다.

완성차 업체 간 물밑 경쟁이 치열한 자율주행 부문에서도 국제 인증을 획득하는 등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벤츠는 지난해 12월, ‘자율주행 3단계 시스템’에 대한 독일 당국의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벤츠는 이 기능을 독일의 고속도로에서 제공할 예정이며, 미국과 중국에서는 시험 주행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벤츠는 올해 상반기 자율주행 기술을 기반으로 한 드라이브 파일럿 기능을 탑재한 ‘더 뉴 S클래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드라이브 파일럿 기능은 최고 시속 60㎞까지 조건부 자율주행 모드로 주행하는 기능이다. 드라이브 파일럿 기능을 이용하면, 운전자가 특정 조건에서 운전대에서 손을 떼고 잠시 눈도 뗄 수 있기 때문에, 오피스 공간이 구현된 차량 내부의 디스플레이를 통해 온라인 쇼핑이나 이메일 확인 같은 간단한 업무도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