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채권단은 쌍용차 인수를 추진 중인 에디슨모터스의 우선 협상 대상자 자격을 박탈하고 인수자를 다시 찾자는 내용의 ‘M&A(인수·합병) 재입찰 요구서’를 15일 법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8일 쌍용차 채권단 관계자는 통화에서 “쌍용차 회생 계획안에 반대 의사를 나타내기로 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지난해 10월 쌍용차 인수 우선 협상 대상자에 선정된 에디슨모터스는 계약금 305억원을 내고 올해 1월 본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이후 쌍용차 경영진과의 불협화음, 자금 조달 논란 등에 시달리더니 마지막 고비인 채권단 동의 단계에선 갈등이 더 격화되는 모습이다. 쌍용차 주변에선 인수 무산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지난 2주간 에디슨EV의 주가가 15%가량 하락한 것도 이런 영향 때문으로 풀이된다.

◇1.7% 빚 갚고 91% 지분 갖겠다는 에디슨모터스

채권단과 에디슨모터스 갈등의 핵심은 쌍용차가 진 빚에 대한 변제율이다. 쌍용차는 산업은행 등 금융권 채무인 회생담보권 2320억원, 미납 세금 등 조세채권 558억원, 협력업체 미지급금 등 회생채권 5470억원의 빚을 지고 있다. 쌍용차 회생 계획안에 따르면 인수 대금 3049억원을 투입해 회생담보권과 조세채권을 상환하고 나머지 금액으로 회생채권을 갚게 된다. 이에 따라 회생채권 상환액은 100억원이 채 안 돼 변제율은 1.75%에 머무른다.

현금 변제율이 낮은 것은 예상된 수순이었다. 문제는 출자 전환(부채를 주식으로 변경) 후 실질 변제율이다. 쌍용차 회생 계획안에는 1.75%를 현금 변제한 후 나머지 98.25%를 출자 전환하고 이후 신주 발행과 감자(減資) 등을 통해 에디슨모터스가 쌍용차 지분 91%를 확보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 출자 전환에 따라 회생채권 변제율도 6%대로 다소 오르게 된다. 채권단 관계자는 그러나 “경영권 방어를 감안해도 91% 지분은 지나치다”며 “에디슨모터스 지분율을 낮추고 채권단 변제율을 높여야 한다”고 반발하고 있다.

에디슨모터스의 지분율이 높은 것은 자본력이 약했던 에디슨모터스가 인수 과정에서 강성부씨가 대표로 있는 KCGI 등 여러 투자자와 손을 잡았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들에게 지분을 나눠주고도 경영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많은 지분이 필요했다는 것이다.

◇벼랑 끝 전략 쓰는 에디슨과 채권단

에디슨모터스와 채권단이 극한 대립을 하는 이유는 현실적으로 다른 인수자를 찾기 힘들다는 현실적인 이유도 있다. 에디슨모터스 측은 “우리가 아니면 인수할 곳이 없다”며 채권단을 압박하고 있다. 반면 채권단은 에디슨모터스가 계약금과 대여금 500억원을 이미 투입해 발을 빼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을 공략하고 있다. 투자은행 업계 관계자는 “양측 모두 벼랑 끝 전략을 쓰고 있다”고 했다.

인수까지 남은 절차는 다음 달 1일로 예정된 관계인 집회와 법원 인가다. 관계인 집회에선 회생채권자 3분의 2 이상 동의가 필요한데, 현재로선 회생채권자 80% 이상이 반대하고 있어 부결될 가능성이 크다. 에디슨모터스 측은 “양측 모두 쌍용차가 살아야 모두 산다는 전제에 공감하고 있다”며 “협상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에디슨모터스가 관계인 집회 전 변제율을 상향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지만, 채권단이 원하는 수준과는 차이가 여전히 크다는 게 투자은행 업계 전문가들의 견해다.

관계인 집회에서 투표가 부결될 경우 서울회생법원의 강제 인가 카드도 거론된다. 2009년 인도 마힌드라 인수 때도 채권단은 회생 계획안에 반대했지만 법원이 강제 인가를 통해 인수를 승인했다. 그러나 당시는 변제율이 40%를 넘었다. 법원도 이번엔 강제 인가를 택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만만찮다. 이 경우 쌍용차는 청산되거나 새로운 인수자를 찾기 위한 회생 절차를 다시 밟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