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11월,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자동차는 승용·상용차 통 틀어 ‘현대차 포터’가 차지했다. 8만4585대가 팔려 그랜저(8만1344대)를 제쳤다. 연말까지 실적도 1등이 유력하다. 소형 트럭 포터가 국민차 그랜저를 제치고 1등을 하는 건 2016년 이후 5년만이다.
기아 카니발(6만7884대)도 역대급 판매 실적을 내 그랜저 다음인 3위에 올랐다. 세단이나 SUV가 아니라 미니밴이 판매량 3위에 오른 것은 역대 처음이다. 포터와 카니발이 국민차 반열에 오른 비결은 무엇일까.
◇포터 전기차가 1등 이끌어
두 모델의 공통점은 최근 다양한 이유로 수요는 늘어나고있는데 ‘대체가 불가한’ 상품이라는 점이다.
먼저 포터가 1등을 차지한 배경에는 전기차 모델인 ‘포터EV’의 급성장이 있다. 포터의 올해 전체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3.8% 감소했지만, 전기차 판매량은 같은 기간 71% 증가한 1만4661대를 기록했다. 포터EV는 최근 보조금을 받으면 디젤 모델보다 더 저렴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개인 사업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급상승했다. 특히 소형 트럭은 영업용 번호판 신규 발급이 제한되는 규제가 있지만, 전기차 모델에는 이런 규제가 없다는 점도 반영됐다.
또한 최근 CJ대한통운·쿠팡 등 대기업 물류·유통기업들은 ESG 점수를 따기 위해 배송용 전기 트럭을 과감히 도입하고 있다. 최근 현대백화점은 포터EV를 콜드체인 시스템을 갖춘 이동형 신선식품 센터로 개조해 신선식품을 즉시 배송 해주는 서비스를 도입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배송 수요가 늘면서 친환경 배송 트럭을 신규로 도입하려는 수요는 많지만, 국내에서 살수 있는 친환경 소형 트럭은 포터와 기아 봉고 전기차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때문에 포터와 가격과 사양이 거의 비슷한 기아 봉고도 올해 판매량(5만5621대)이 7위에 올라 있다.
◇카니발, ‘의전차’로 급부상
카니발은 원래 패밀리카로 많이 팔렸지만, 최근 실용성에 더해 고급성까지 갖추면서 기업인들의 세컨드카나 정치인들의 의전차로 급부상하고 있다. 카니발은 2열 좌석 공간이 대형 고급 세단만큼 넓은데다 의자를 뒤로 크게 젖히고 편안히 쉬기에도 좋은 차다. 지난해 신형 카니발 출시되면서 디자인이나 편의사양도 훨씬 좋아졌다. 카니발 하이리무진 모델의 경우 내부 천장이 높아서 개방감도 탁월하다.
이 때문에 외부 시선을 다소 의식해야 하는 정치인이나 종교인들이 의전차로 너도 나도 카니발을 구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가의 럭셔리카가 아닌데도, 승차감이나 편의성은 고급차 못지 않게 좋고 수행원 등 여러 사람이 동시에 타기에도 좋기 때문이다. 윤석열 국민의 힘 대선 후보와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 역시 카니발을 애용하고 있다. 최근 개신교·불교·천주교 수장들이 모두 카니발을 의전차로 타고 다니는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카니발은 3000만원대부터 시작하는 미니밴으로 역시 국내에선 대체가 불가능한 제품이다. 경쟁모델인 도요타 시에나 하이브리드 밴이 있지만, 가격 차이가 크다. 업계 관계자는 “카니발은 최근 모빌리티 업체들이 고급 택시 서비스를 하는데에도 많이 활용하고 있다”며 “캠핑·차박을 위한 패밀리 밴으로서의 인기도 갈수록 올라가고 있어 인기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