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현호 현대차 노조 차기 지부장./뉴시스

지난 7일 마무리된 현대차 노조위원장 선거에서 강성파 안현호(56) 후보가 당선되면서, 전기차 전환이 시급한 현대차 앞날이 더 험난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안현호 당선인은 금속노조 계파 중에서도 가장 강성으로 분류된다”며 “인력 구조 개편이 뒤따를 수 밖에 없는 전기차 전환에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안 당선인은 선거운동 과정에서 “노사협조주의 완전척결, 악으로 깡으로 안되면 될때까지”를 구호로 내걸고, “조합원의 불도저”를 자처했다. 그는 “4차 산업혁명을 앞세운 사측의 도발에 결코 물러서지 않을 것이며, 전기차 생산 관련 대책을 세우겠다”며 ‘아산 제2공장 설립 추진’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현대차가 미국에서 생산하려고 계획중인 전기차 물량을 뺏어오겠다는 뜻이다.

안 당선인은 또 주 35시간(일 7시간) 근무제를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다. 현행 주 40시간(일 8시간) 근무제에서 정규 근무시간을 한 시간 줄이겠다는 것이다. 근무 시간을 축소하는 반면, 실제 근무 여부와 상관 없이 주중 잔업 30시간에 대한 임금을 무조건 받는 ‘완전 월급제’도 쟁취하겠다고 했다. 올해처럼 반도체난으로 생산물량이 줄어 일감이 없어도, 월급은 공장에 일감이 몰려 야근을 할 때와 비슷하게 받겠다는 것이다. 특근 미실시로 인한 생활임금을 확보하겠다는 이유다. 여기에 경영성과의 30%를 성과급으로 지급받겠다는 공약도 내걸었다. 정년을 현행 60세에서 최대 65세로 늘린다는 공약도 빠지지 않았다. 업계에선 “모두 생산비용 상승을 초래하는 공약들”이라며 “미래차를 위한 신기술 투자, 부품 생태계의 전기차 전환에 돌아가야할 돈이 그만큼 줄어들게 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