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전기차 ‘아이오닉5’를 기반으로 만든 무인 자율주행 로보택시를 31일 공개했다. 이 로보택시는 현대차가 자율주행 기술 개발업체 모셔널과 공동 개발한 차량으로, 비상 상황에서도 운전자 개입 없이 차가 알아서 달릴 수 있는 첨단 자율주행 기술이 적용됐다. 모셔널은 현대차와 미국 자동차 전장(전자장비)부품 업체 앱티브가 합작 설립한 회사다. 현대차는 오는 7일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2021 IAA 모빌리티’ 모터쇼에서 실물 차량을 전시할 예정이다.
아이오닉5 로보택시는 외관만 봐도 자율주행차임을 알 수 있다. 차 천장 위에는 원통형 라이다(LiDAR)와 카메라·레이더 센서 부품이 장착돼 있다. 라이다·레이더는 차량 전방 300m까지 내다볼 수 있고, 센서들은 차 주변 360도 교통 상황과 장애물을 인식한다. 차량 앞범퍼, 좌우 사이드미러 아래, 차 후방 트렁크 아래에도 센서가 부착돼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총 31대의 센서가 주변 교통 상황을 인식하고 안전한 자율주행을 지원한다”며 “센서와 방향조정·제동·통신 등 시스템이 모두 이중으로 구성돼 메인 시스템이 고장 나도 보조 시스템이 즉시 작동한다”고 말했다.
실내 공간은 기존 아이오닉5와 거의 같지만, 승객과 의사소통 할 수 있는 장치가 추가됐다. 예컨대 운전석 앞쪽 대시보드 상단에는 외부에서 볼 수 있는 소형 디스플레이가 부착돼 로보택시를 호출한 고객이 자신의 아이디(ID)를 확인한 뒤 탑승할 수 있다. 운전석 뒤쪽엔 태블릿PC가 달려 있어 승객이 이동 경로를 확인하거나 중간 정착지를 추가할 수 있다. 실내 천장엔 스피커·마이크, 통화 버튼이 있어 관제 센터에 연락할 수 있다.
현대차는 로보택시가 운행 중 도로 침수 같은 대처가 어려운 돌발 상황이 발생할 경우, 관제 센터에서 차량 경로를 수정하는 등 원격 지원 서비스를 할 예정이다. 실내에도 카메라를 달아 탑승객이 안전벨트를 착용했는지, 두고 내리는 물건은 없는지 확인 후 경고해 준다. 현대차는 아이오닉5 로보택시를 활용, 오는 2023년부터 차량 공유 업체 리프트와 함께 미국 내 주요 도시에서 로보택시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모셔널은 사고 및 오작동 없이 10만회 이상의 무인 자율주행 시험 주행을 성공한 경험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