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의 신형 전기 SUV ‘EQA’가 최근 환경부로부터 완충 후 주행거리로 302㎞를 인증받았다. 벤츠가 출시에 앞서 발표한 426㎞(유럽 기준 인증치)보다 무려 100㎞ 이상 짧아진 것이다. 주행거리가 대폭 줄면서 정부 보조금도 깎여 이 모델을 사전 계약한 소비자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신형 전기 SUV ‘EQA’

15일 환경부에 따르면, 벤츠 EQA의 주행거리는 상온에서 302.8㎞, 저온에서는 204.2㎞다. 현대차 아이오닉5(429㎞)는 물론, 단종된 코나 EV(405㎞)와 비교해도 100㎞ 이상 짧다. 유럽 기준이 국내 기준보다 상대적으로 느슨해 국내 인증 주행거리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지만 국내 전기차 커뮤니티에선 “300㎞ 중반에도 못 미치는 건 실망스럽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유럽 측정 방식은 30분 동안 23㎞를 평균 시속 47㎞, 최고 시속 130㎞로 주행하고, 이어 다양한 주행 환경에서 추가 실험해 주행거리를 계산한다. 반면 한국은 도심과 고속도로의 주행 비율을 각각 55대45로 정해두고 연속 주행을 하고, 냉난방에 따른 배터리 소모 편차를 고려해 측정값의 70%만 인증 주행거리로 계산한다. 한국 방식이 유럽 방식보다 고속 주행 비율이 높아 고속 주행 시 효율이 떨어지는 전기차 특성 때문에 국내에선 주행거리가 짧게 나온다.

벤츠 코리아는 이달 초 EQA를 국내 출시하며 가격을 5990만원으로 책정, 전기차 보조금을 100% 받을 수 있는 가격 조건(6000만원 이하)을 맞췄다. 그러나 주행거리 부족으로 보조금이 깎였다. 환경부는 주행거리에 따라 보조금을 차등 지급한다. 이에 따라 EQA의 정부·지자체 합산 보조금은 서울 기준 927만원으로 최대치(1200만원)의 77% 수준이다.

EQA는 ’5000만원대 벤츠 전기차'라는 점에서 국내 소비자들의 관심을 불러 모았다. 그러나 예상보다 짧은 주행거리와 적은 보조금 탓에 인터넷에선 EQA 예약을 취소하고, 테슬라·현대차 등의 경쟁 차종으로 갈아탈 것이란 게시글이 올라오고 있다. 김필수 전기차협회장(대림대 교수)은 “전기차 시장 저변을 넓히려던 벤츠 입장에선 당황스러운 일”라며 “전기차 분야에서는 후발 주자인 완성차 업체들이 주행거리 등 기본적인 기술력에서 테슬라를 빨리 쫓아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