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국내에서 판매된 전기차 10대 중 4대는 미국 테슬라 브랜드였다. 국산 전기차가 신차 부족과 생산 차질로 주춤하는 사이, 보급형 전기차 신차를 추가한 테슬라가 전체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하반기엔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신차를 대거 쏟아낼 예정이어서 테슬라 독주를 무너뜨릴지 주목된다.

12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 등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판매된 전기차(2만6632대)의 53.7%는 수입차였다. 전년 동기 대비 65% 증가한 수치다. 테슬라는 전년 동기 대비 64.3% 증가한 1만1629대를 팔아 국내 전기차 시장의 43.6%를 차지했다. 수입 전기차만 따지면 테슬라 비율이 81.4%나 됐다. 기존 보급형 전기 세단인 모델 3와 지난 2월 국내 출시된 보급형 SUV인 모델 Y가 판매 대부분을 차지했다. 테슬라는 내연기관차를 포함한 전체 수입차 판매에서도 메르세데스-벤츠, BMW에 이어 3위에 올랐다.

테슬라를 제외한 다른 수입 전기차 판매(2666대)도 전년 동기 대비 66.4% 증가했다. 포르쉐 타이칸 4S(802대), 벤츠 EQC 400 4MATIC(337대), 푸조 e-2008(147대), 아우디 e-트론 55 콰트로(114대)가 주도했다.

자료=한국자동차산업협회·수입자동차협회·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

반면 국산 전기차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하는 데 그쳤다. 현대차 코나EV, 기아 니로EV, 한국GM 볼트EV 등 기존 모델이 단종되거나 노후화된 가운데, 현대차가 지난 4월 출시한 아이오닉5는 현대모비스의 구동 시스템 부품 공급 차질로 출고가 지연됐기 때문이다.

현대차·기아 전기차용 구동 시스템을 계획 대비 50%밖에 생산하지 못했던 현대모비스의 설비 안정화 문제가 지난달 말 상당 부분 해소되면서, 하반기에는 국산차의 분발이 예상된다. 특히 기아는 차세대 EV6를 이달 중 출시하고, 제네시스는 G80 전동화 모델을 지난 7일 출시한 데 이어 소형 전기차 GV60을 3분기에 출시한다.

수입차 업체도 테슬라를 견제하기 위한 전기차 신차를 쏟아낸다. 벤츠는 S-클래스의 전기차 더 뉴 EQS를, BMW는 플래그십 전기차 iX와 X3를 기반으로 한 iX3를 출시한다. 아우디는 고성능 전기차 e-트론 GT와 RS e-트론 GT를, 볼보는 첫 양산형 전기차 XC40 리차지를 내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