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메르세데스-벤츠의 모회사인 다임러가 핀란드 노키아에 3G·4G 통신 장비 사용에 대한 특허 이용료를 지급하기로 합의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수년간 소송전을 벌여왔던 두 회사 간 특허 전쟁에서 노키아가 최종 승리를 거둔 것. 향후 미래차 개발에서 전 세계 완성차 업체와 정보기술(IT) 업체 간 특허 이용료 협상에서 선례로 작용할 전망이다.

FT에 따르면, 노키아가 보유한 통신 기술 특허는 자동차 내비게이션 및 인포테인먼트에 필수적으로 쓰인다. 지금까진 해당 부품을 만드는 보쉬 같은 부품 업체가 관행적으로 특허 이용료를 지급했는데 이번 합의로 다임러도 특허 이용료를 내게 됐다. 다임러는 특허 이용료를 노키아에 소급 지급하고, 추후 사용에 대한 라이선스(사용권) 계약도 체결하기로 했다. 특허 이용료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연간 600만달러(약 67억원) 정도로 추정한다.

이번 합의는 글로벌 자동차 업계 전반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커넥티드카(인터넷에 상시 연결된 차량) 같은 미래 자동차는 ‘달리는 스마트폰’으로 불릴 만큼 다양한 첨단 IT가 탑재된다. 커넥티드카 시대가 본격화하면 특허 비용도 크게 불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직 현대차 등 국내 완성차 업체에 특허 소송을 제기한 IT 업체는 없다. 그러나 언제든 제2, 제3의 노키아가 나타날 수 있어 자체 특허를 확대하려는 추세다. 현대차의 부품 계열사인 현대모비스는 지난달 자체 특허 출원 외에도 대학·연구기관 특허를 사들이는 방식으로 오는 2025년까지 자율주행·전기차 분야에서 특허 1만2000여건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