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전기차’ 발표회장 관심집중 19일 중국 상하이모터쇼를 찾은 현지 취재진들이 현대차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의 ‘G80 전기차 버전’ 세계 첫 공개 행사장에서 발표 내용을 듣고 있다. G80 전기차 버전은 완충 후 주행거리가 427㎞에,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4.9초면 도달한다. 이날 현대차그룹은 최신 전기차인 ‘아이오닉5’, ‘EV6’도 공개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 친환경차 시장 공략을 천명했다. /제네시스

세계 최대 규모 모터쇼인 ‘중국 상하이모터쇼’가 19일 개막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모터쇼들이 전부 취소·연기된 상황에서 유일하게 열리는 이번 모터쇼에는 현대차·폴크스바겐·도요타·테슬라 같은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와 부품업체 1000여 곳이 신차 150여 종을 출품했다.

36만㎡ 규모 전시장에서 열리는 상하이모터쇼가 보여줄 올해 글로벌 자동차 업계 트렌드는 전통 완성차 업체와 전기차 스타트업 간의 혈투 구도다. 전통 완성차 업체들은 전기차 신차를 쏟아냈고, 전기차 스타트업은 전기차에 한 차원 진보한 자율주행 기술을 더해 맞불을 놨다. 중국 시장에서 명예 회복을 노리는 현대차는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의 첫 전기차 ‘G80 전기차 버전’을 상하이모터쇼에서 최초로 공개했다. 현지 매체 경제일보는 “올해는 전통 자동차 업체들이 전기차 전문기업·스타트업에 대항하는 ‘역습의 해’로 기록될 것”이라고 전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올해 주요 전시 차종 절반 가까이가 전기차”라며 “이젠 전기차가 없으면 ‘자동차 업체’라고 명함조차 못 내밀 정도”라고 말했다.

◇제네시스 첫 전기차 출격...전통 업체들의 ‘전기차 러시’

제네시스 G80 전기차 버전은 전기 충전구가 앞쪽 흡기구에 달렸고, 뒤쪽에 배기구가 없을 뿐 기존 G80과 같은 디자인이다. ‘고성능 럭셔리 전기 세단’을 내세운 이 모델은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4.9초 만에 도달한다. 완전 충전 후 주행거리는 현대차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와 비슷한 427㎞ 정도다. 22분 만에 배터리 용량의 80%까지 충전할 수 있는 급속충전 기능도 갖췄다. 차 천장엔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 배터리 충전 효율을 끌어올렸다. 현대차 관계자는 “하루 6시간 정도 태양광을 충전한다고 가정하면 태양광 패널이 없는 전기차보다 연간 1150㎞ 정도 더 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엔 올 상반기 중 출시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중국 시장 반등을 위해 전기차에 사활을 걸었다. 최근 선보인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EV6도 이번 무대에 올랐고, 수소차 넥쏘도 전시됐다. 2030년까지 현대차는 13종, 기아는 8종의 전동화모델(전기·수소차·하이브리드)을 선보여 중국 친환경차 시장에 안착하겠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주요 완성차 업체 대부분도 전기차에 ‘올인’했다. 전기차에 소극적이었던 일본 도요타는 상하이모터쇼에서 첫 전기 SUV 콘셉트카 모델인 ‘bZ4X’를 최초 공개했다. bZ는 도요타의 전기차 전용 브랜드로, ‘탄소 배출량 제로(0)를 넘어선다’는 뜻의 ‘비욘드 제로’의 약자다. bZ4X는 사륜구동이 가능하고, G80처럼 천장에 태양광 패널도 설치했다. 도요타는 이날 “2025년까지 전기차 신차 15종을 공개, 전기차 시장에 적극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독일 폴크스바겐은 대형 크로스오버 전기차 ‘ID.6’를, 메르세데스-벤츠는 준중형급 전기 SUV ‘EQB’를 처음 공개했다. ID.6는 기본 3열까지 마련된 넉넉한 탑승 공간을 갖췄고, 완충 시 최대 587㎞까지 달릴 수 있다. EQB는 실시간 교통 상황에 맞춰 전력 사용량을 최적화하는 ‘에코 어시스트’ 기능이 새로 추가됐다.

◇전기차 스타트업은 ‘차별화된 자율주행’으로 맞불

중국 전기차 전문 업체들은 ‘자율주행’ 기능을 강조한 모델을 대거 내놨다.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 샤오펑은 ‘레벨 3 자율주행’ 기능을 탑재한 전기차 ‘P5’를 출품했다. 레벨3는 차가 고속도로 같은 특정 상황에선 대부분 스스로 주행하는 단계다. 샤오펑 측은 “P5는 레이저로 실시간 교통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라이다(LiDAR) 센서를 탑재한 최초의 양산차”라며 “한밤중에도 보행자·자전거·스쿠터를 정확히 식별, 차별적 자율주행 성능을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니오·리샹 등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도 비슷한 수준의 전기 자율주행 신차를 출품했다.

중국 테크 기업들도 상하이모터쇼를 통해 전기차 시장 진출을 천명했다. 화웨이는 이날 P5와 비슷한 수준의 자율주행 기능이 적용된 ‘아크폭스 알파S’ 모델을 선보였다. 중국 기준 700㎞ 안팎의 주행거리를 확보했고, 10분 충전만으로 최대 197㎞를 달릴 수 있는 급속 충전 기능도 지원한다. 그동안 자율주행 기술을 연구해왔던 IT기업 바이두, 드론기업 DJI 등도 자율주행에 활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센서 부품을 선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