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SK이노베이션과 배터리 공동 개발에 나선다. 전기차의 핵심인 배터리 기술을 내재화(독자 개발)하겠다는 의지다.

16일 현대차·기아는 SK이노베이션과 2024년부터 하이브리드 차량에 탑재할 배터리를 개발하기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배터리 설계 초기 단계부터 참여해 배터리 소재를 검증하고 재료 적용 비율을 포함한 배터리 사양까지 직접 선택하게 된다. 현대차는 “이를 통해 배터리뿐 아니라 차량 성능, 경제성까지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가 배터리를 직접 설계하려는 것은 완성차 업체로서 배터리 관리 능력을 강화하고 부품사 의존도를 낮추려는 것이다. 현대차는 최근 코나 전기차 화재로 대규모 리콜 사태를 겪으면서 이 같은 필요성을 절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의 공동 개발 파트너인 SK는 쏘울, 니로 전기차부터 올해 출시되는 차세대 전기차 아이오닉5와 EV6에도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배터리 공급처 다변화를 위해 다른 배터리 업체와의 협업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기아는 이날 정의선 회장 직속으로 모빌리티 사업 총괄 ‘TaaS 본부'를 신설하고, 네이버 기술책임자(CTO) 출신 송창현 포티투닷 대표를 사장으로 영입했다. TaaS(Transportation-as-a-Service)는 운송수단을 제품이 아니라 서비스로 제공한다는 뜻으로, 승객이 있는 정류장만 알아서 찾아가는 수요 응답형 버스나 자율주행 택시, 차량 공유 등 다양한 운송 서비스 사업을 추진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