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올해 중국 상하이에 미래차 연구소를 세운다. 극심한 실적 부진에 시달려온 중국 시장에서 재도약하기 위한 반격의 카드다. 현대차·기아는 15일 온라인 중국 전략 발표회에서 이런 내용을 포함한 4대 전략을 밝혔다. 현지화를 위한 연구개발(R&D) 강화, 전동화 모델 확대, 브랜드 쇄신, 수소 사업 확대가 핵심이다.

이광국 현대차·기아 중국 총괄 사장은 15일 중국 전략 발표회에서 "현지 연구개발 역량을 강화해 중국 시장에서 제2의 도약을 이루겠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

현대차와 기아는 먼저 올 하반기 중국 상하이에 ‘선행 디지털 연구소’를 설립해 현지 연구개발 역량을 강화한다. 기존 옌타이 기술연구소가 현지 공략을 위한 하드웨어(차량)를 개발했다면, 상하이 연구소는 자율주행·커넥티드카·전동화·인포테인먼트·디자인·공유 모빌리티 등 주로 소프트웨어 기술을 담당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지 정보 기술 기업들과 협업해 중국 소비자들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첨단 자동차를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 공략을 위해 친환경차 제품을 확대한다. 먼저 오는 19일 제네시스 준대형 세단 G80 전기차를 상하이오토쇼에서 최초 공개한다. 제네시스 최초의 전기차를 중국에서 공개하는 것은 그만큼 중국 친환경차 시장에 공을 들이겠다는 의지다.

내년에는 차세대 전기차인 현대 아이오닉5와 기아 EV6를 시작으로 매년 전기차 모델을 중국에서 선보인다. 2030년까지 총 21개의 친환경 모델(하이브리드·수소차 포함)을 출시할 계획이다. 반면 현재 21개인 내연 기관 모델은 2025년까지 14개로 줄인다.

제네시스와 중대형 SUV 등 프리미엄 제품을 선보여 브랜드 이미지도 쇄신한다. 현대차는 앞서 지난 2일 중국에서 제네시스 브랜드 출범식을 열고 GV80과 G80을 연내 출시한다고 밝혔다. 상반기엔 신형 쯔파오(한국명 스포티지)를 출시하고, 하반기엔 중국 전용 다목적 차량과 투싼 하이브리드, 신형 카니발 등 그동안 판매하지 않았던 모델을 투입한다.

이 밖에 현대차는 약 20만7000㎡(6만3000평) 규모의 수소연료전지 공장인 ‘에이치 투(HTWO) 광저우’를 내년 하반기 완공해 수소전지 사업에 본격 나선다. 올 하반기엔 수소차 넥쏘를 중국에 출시한다.

현대차·기아는 지난 2016년 중국에서 179만대를 팔아 3위까지 올랐지만, 지난 2017년 사드 보복이 시작되면서 고꾸라졌다. 지난해엔 코로나 사태로 전년 대비 27% 하락한 66만대 판매에 그쳤고, 상대적으로 선방한 일본차와 중국 현지 브랜드에 밀려 중국 시장 9위로 내려앉았다.

현대차로선 중국은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이다. 올해 중국 자동차 수요는 역대 최대 수준(연 2700만대)에 근접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현대차는 이번에도 반등에 성공하지 못하면 영영 설 자리가 없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깔려 있다.

이광국 현대차그룹 중국 총괄 사장은 이날 발표회에서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중국 시장은 새로운 기회와 도전으로 가득한 곳”이라면서 “4대 전략을 통해 재도약을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