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자동차 산업의 핵심 먹거리로 떠오른 ‘전기차 배터리’에서도 국가 간 패권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한국은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SK이노베이션·삼성SDI)가 작년 말 기준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35%를 차지하며 앞서고 있지만 중국 유럽, 미국, 일본이 거센 추격에 나서고 있다.

GM 연구진은 전기차인 ‘셰비 볼트’ 운전자들의 운전습관과 차량 상태 정보를 분석해 새 전기차 배터리(사진)를 개발하고 있다./GM

지난 15일(현지 시각) 세계 최대 자동차업체 폴크스바겐그룹은 ‘파워 데이’에서 배터리 독립 선언을 했다. 유럽에 6개 배터리 공장을 독자 또는 합작 설립해 배터리를 자체 생산하겠다는 것이다. 또 한국 배터리 업체가 주력해온 ‘파우치형’이 아니라, 기술 수준이 낮은 ‘각형’ 배터리로 단일화하겠다고 했다. 각형을 국제 표준으로 만들어 기선을 잡겠다는 뜻이다.

세계 1위이자 중국 1위 배터리 기업인 CATL은 막강한 자본력을 무기로 2025년 생산 능력을 현재의 5배(500GWh)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이는 한국 3사의 현재 생산 능력을 합친 것의 2.5배 규모다. CATL은 중국 정부의 보조금 지원에 힘입어 비약적인 성장을 계속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은 ‘궁극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에서 앞서고 있다. 기존 액체 전해질을 고체로 바꿔 에너지 밀도를 획기적으로 높이고 화재 위험을 낮춘 배터리다. 일본 도요타는 올해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 시제품을 내놓고 2025년까지는 양산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미국 스타트업 솔리드파워와 퀀텀스케이프도 한국보다 2~3년 빠른 2025년 양산 계획을 밝혔다. 박철완 서정대 교수는 “한국의 배터리 원천 기술력이 탄탄하지 않은 상황에서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면서 “배터리 분야의 고급 인재 확보가 핵심 과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