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의 한 투자자가 일론 머스크 CEO의 트윗 때문에 투자 소실 위험에 노출됐다며 머스크 CEO와 테슬라 이사회를 고소했다.

12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신원이 공개되지 않은 테슬라의 한 투자자는 미국 델라웨어주 법원에 이런 내용의 고소장을 제출했다. 고소인은 소장에서 “머스크의 변덕스러운 트윗 때문에 주주들이 수십억달러(수조원)의 손실에 노출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작년 5월1일 ‘테슬라 주가가 너무 높다'는 글을 트위터에 올린 뒤 테슬라 시가총액 140억달러가 하루만에 날아갔다”고 덧붙였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그는 또 “머스크의 잘못된 행동 뿐 아니라 테슬라 이사회가 규정을 지키지 않아 회사에 상당한 손해를 끼쳤다”고 주장했다. 머스크의 트윗을 제대로 감시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는 “머스크의 억제되지 않은 트윗은 테슬라의 자금 조달 능력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며 “머스크의 트윗은 머스크에 맞서 투자자를 보호하려는 회사 내부의 목소리도 몰아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머스크는 2018년 8월 ‘테슬라 상장 폐지’ 트윗 소동으로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고소를 당한 적이 있다. 당시 월가가 앞다퉈 테슬라 주가를 부정적으로 전망하자 머스크는 “테슬라를 주당 420달러에 비공개 회사로 전환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자금은 확보돼있다”는 트윗을 올렸다. 그는 글을 올린지 17일만에 “많은 현 주주들이 우리가 상장사로 남는 것이 낫다고 보고 있다”며 상장 폐지 계획을 철회했다.

이 발언으로 테슬라 주가가 급등했다가 이내 하락하는 등 시장에 혼란이 일자 SEC는 “투자자들을 기만했다”며 증권 사기 혐의로 머스크를 고소했다. 당시 머스크는 테슬라와 함께 개인·법인 명의로 총 4000만달러의 벌금을 내는 것으로 SEC와 합의했다. 또 사내 변호사들이 자신의 트윗 중 일부를 미리 점검하는 데에도 동의했다.

일론 머스크는 지난달 10일(현지시각) 트위터에 "작은 X(아들)를 위해 도지코인(가상화폐의 한 종류)을 샀다"고 썼다. /연합뉴스

그러나 이후에도 머스크의 입방정은 멈추지 않았다. 작년 5월 “내 생각에 테슬라 주가가 너무 높다”는 발언 이후에도 지난달 2일 자신을 “비트코인 지지자”라면서 이후 테슬라 명의로 비트코인 15억달러치(약 1조7000억원)를 구매하는 등 가상화폐 지지 발언을 이어갔다. 이후 비트코인과 테슬라 주가가 동반 급등했다. 지난 19일에도 “비트코인을 갖고 있는 게 현금을 보유하는 것보단 덜 멍청한 짓”이라며 비트코인 투자를 옹호했으나 다음날인 20일 ”비트코인 값이 비싸긴 한 것 같다”고 하면서 비트코인 가격과 테슬라 주가 모두 하락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하루 이틀도 아닌 머스크 트윗에 이제서야 투자자가 문제제기를 하는 것은 최근 테슬라 주가가 급락한데 따른 불만이 폭발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테슬라 주가는 지난 1월 주당 880달러까지 치솟았다가 지난달 중순부터 급락세가 이어지며 지난 12일(현지시각)에는 최고점 대비 21.1% 하락한 693.7달러에 마감했다. 미국 국채 금리 상승과 인플레이션 우려로 인한 미국 기술주 주가 하락, 전통 완성차업체들의 전기차 시장 진출 등에 따른 테슬라 매력 감소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