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그룹의 2인자인 호세 비센트 드 로스 모조스 부회장이 9일 르노삼성 부산공장에 “경쟁력을 높이지 않는다면 새로운 방법을 찾겠다”고 경고했다. 새로운 방법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르노삼성에 대한 강력한 구조 조정이나 한국 철수까지도 검토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날 모조스 부회장은 임직원 영상 메시지를 통해 “지난해 부산공장을 방문했을 때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노사의 약속을 믿고 그룹 경영진을 설득해 (소형 SUV) XM3 수출 물량을 배정했지만 작년 말 기준으로 이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모조스 부회장은 2019년 노조가 전면파업을 벌이자 “파업으로는 일자리를 지킬 수 없다”며 “XM3 수출 물량을 배정하기 힘들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르노삼성 부산공장은 2019년 9월 닛산의 중형 SUV ‘로그’ 위탁 생산 계약이 끝나면서 생산 절벽에 직면했다. 그 공백을 메울 대체 물량을 배정받아야 했지만, 그해 노조가 파업을 벌이자 르노 본사는 신규 물량 배정을 미뤘다. 지난해 9월에야 ‘XM3’의 유럽 수출 물량을 겨우 배정받아 이제 막 유럽 수출을 시작하려는 참이었다.
하지만 노조가 ‘전 직원 대상 희망퇴직' 등 구조 조정에 반발하며 또다시 파업을 벌일 조짐이 보이자 모조스 부회장이 재차 경고하고 나선 것이다. 그는 “부산공장 공장 제조원가는 스페인 르노 공장에서 생산되는 (SUV 차종인) 캡처와 비교하면 2배”라면서 부산공장에 ‘품질' ‘생산 비용' ‘납기' 등 3가지 목표를 달성하라고 조목조목 요구했다.
그는 “품질에 대해선 부산공장을 믿는다”고 했다. 하지만 “제조원가가 유럽 공장의 두배인데 유럽까지의 운송비까지 추가된다”며 “부산공장은 스페인에서 만드는 캡처와 같은 수준의 원가로 XM3를 생산해야 한다”고 말했다. 르노그룹은 품질·비용·시간·생산성 등의 지표로 그룹 내 19개 공장의 경쟁력을 평가하는데, 부산공장은 2018년 1위, 2019년 5위에 이어 지난해 10위까지 추락했다. 특히 비용 항목 순위가 17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