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매각 협상이 사실상 결렬되면서 P플랜(사전회생계획)을 통한 법정관리를 준비중인 가운데 쌍용차 노조가 “주어진 책임과 역할을 다하겠다”며 “다시 생존의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노조는 이날 입장 자료를 내고 “노조가 ARS제도(법정관리 전 자율구조조정) 신청에 반대하지 않은 이유는 중단 없는 매각협상을 통해 총고용 정책을 유지하기 위함”이라며 “P플랜 회생절차가 진행된다면 안정된 노사 관계를 기반으로 새로운 투자자가 하루 빨리 결심할 수 있도록 주어진 책임과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쌍용차 회생 절차로 어려워진 협력업체들의 연쇄 파산을 막기 위해 쌍용차 노동자들은 임금 50%를 2개월간 지급을 유예하고, 정부부처와 채권단등에 부품사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며 “이는 협력 업체와 더불어 생존하겠다는 절박함에서 비롯된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또 “11년 무쟁의를 실천한 성숙한 노사관계를 바탕으로 노조는 최대한 인내하며 매각 성공을 위해 최대한 책임과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일권 노동조합 위원장은 “금번 쌍용자동차 경영위기에 대해선 국민들에게 죄송스러운 마음을 전한다”며 “지난 11년 연속 국민들과 약속한 사회적 합의를 지켰듯 다시 생존의 기회가 온다면 소형 SUV시대를 연 티볼리처럼 국민들에게 사랑받는 차량개발로 보답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기간산업보호를 위해 쌍용차와 부품사에 대한 자금지원 등 실질적 해법이 제시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지난 2015년 출시한 티볼리로 이듬해 영업이익을 냈던 것처럼, 신차 출시로 어려움을 극복하겠다는 것이다.
노조는 그러나 지난달 이동걸 산업은행장이 금융 지원의 선결 조건으로 요구했던 “경영 정상화 전까지 무파업” “임단협 기간 1년에서 3년으로 전환” 등에 대한 답변은 내놓지 않았다. 그러면서 “총고용을 유지해달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쌍용차는 “산은 요구에 대한 답변은 향후 자구 방안에 담길 것”이라고 밝혔다.
쌍용차가 P플랜을 수립하기 위해선 잠재 투자자인 미국 자동차유통회사 HAAH의 동의와 채권단 절반의 동의를 얻어야 하고, 이를 위해 노사는 자체 자구안을 마련해야 한다. 산업은행은 “HAAH의 P플랜 동의 여부가 결정되지 않았다”며 “회생계획안이 수립되고, HAAH의 결정이 있어야 산은도 지원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쌍용차는 지난 4일 “잠재적 투자자와 함께 P플랜 절차를 협의 중”이라며 “협의가 마무리되는 대로 자구안을 마련해 채권자 동의 절차를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쌍용차는 일부 부품사들의 납품 거부로 지난 3일부터 이날까지 휴업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