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노조가 25일부터 사흘간 파업에 돌입했습니다. 24일 파업 시작을 유보한 뒤 사측과 교섭을 벌였지만, 2시간 만에 결렬됐습니다. 노사 간 핵심 쟁점은 기본급이나 성과급이 아닙니다. 바로 ‘잔업 30분 복원’입니다. 근로자 입장에선 일을 덜 하면 좋을텐데, 잔업을 30분 더 하겠다고 떼를 쓰는 겁니다. 무슨 사연일까요.
기아차 공장 직원들은 현재 오전조 8시간, 오후조 8시간으로 2교대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2017년 9월까지만 해도 오전 8시간+10분(잔업), 오후 8시간+20분(잔업) 체제였는데, 잔업 30분이 사라진 겁니다. 당시 법원이 기아차 통상임금을 올리는 판결을 내리자, 회사가 통상임금에 연동해 수당을 줘야 하는 잔업을 없앤 겁니다. 당시 노조는 근로 시간 단축은 삶의 질을 높인다는 점을 감안해 반발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작년부터 현대차 노조가 실제 잔업은 5분만 하고, 25분에 해당하는 잔업 수당을 받기로 하자 입장이 바뀌었습니다. 현대차는 대신 공장의 생산성을 높여 생산량을 늘렸습니다. 라인 곳곳에서 발생하는 병목현상을 뜻하는 일명 ‘랙(Lag·지연) 공정’을 없애는 시설 보수 공사를 한 겁니다.
기아차 노조는 “우리도 현대차처럼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회사가 시설 보수 등을 통해 생산성을 높여주면, 5~10분 정도 잔업을 하겠다는 겁니다. 그러나 사측은 “기아차는 현대차와 달리 더 이상 시설 보수로 생산성을 개선할 여지가 없다”며 “30분에 해당하는 생산량이 먼저 담보돼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잔업은 시간당 통상임금의 150%를 받고, 야간 잔업은 200%를 받습니다. 30분으로 거의 1시간 임금을 받는 셈입니다. 노조가 실제 잔업은 5~10분 하겠다는 것이니, 10분 더 일하고 1시간 임금을 받을 수 있는 셈입니다. 또 주말 특근 시 잔업 수당은 통상임금의 200%, 특근 심야 잔업은 250%입니다. 1인당 월급이 20만~30만원 오르는 효과가 나타납니다. 이러니 노조가 실제 일은 크게 늘지 않으면서도, 임금 인상 효과는 큰 ‘잔업 30분 복원’을 외치는 것입니다. 가뜩이나 힘든 시기에 잇속만 챙기려는 노조의 모습에 다수의 기아차 임직원과 협력사 직원들은 분노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