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수출이 사상 첫 ’7000억달러' 달성이란 쾌거를 거뒀다. 2018년 6000억달러를 돌파한 지 7년 만에 이뤄낸 성과. 전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달성한 대기록이기도 하다.
산업통상부와 관세청은 29일 오후 1시 3분 기준으로 잠정 집계한 결과 연간 누계 수출액이 7000억달러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수출액 7000억달러 달성은 우리 수출 역사에서 사상 최초다. 전 세계 여섯 번째로, 미국(2000년), 독일(2003년), 중국(2005년), 일본(2007년), 네덜란드(2018년) 다음이다. 2018년 거둔 수출액 6000억달러 달성은 세계 7번째였으나, 이번 7000억달러는 한 단계 올라섰다.
1948년 정부 수립 이후 첫 수출에 나선 이래 77년 만에 달성한 역사적 성과다. 1948년 수출액 1900만달러에서 3만6000배 이상 성장한 결과다. 연평균 증가율은 14.6%가량이다.
미국발 관세 인상과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 대외 불확실성 속에서 거둔 성과다. 올해 초만 해도 미국발 관세 충격과 보호무역 확산 등 어려운 통상 환경으로 우리 수출은 고전할 것으로 예상됐다. 실제로 상반기 수출이 감소했으나, 새 정부가 들어서고 후반기에 대미 관세 협상이 타결되는 등 불확실성이 해소됐다.
그 결과 올해 6월부터 6개월 연속 월별 최대 실적을 경신하는 ‘뒷심’을 발휘했다. 수출 호조는 반도체와 자동차 등 주력 품목이 주도했다. 인공지능(AI) 서버 수요 폭증에 힘입어 반도체 수출은 올해 11월 누적 기준 1526억달러(+19.8%)를 기록했다. 이미 지난해 연간 실적을 넘어서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자동차 역시 미국 관세 우려에도 불구하고 하이브리드차 등 고부가가치 차종을 앞세워 올해 역대 최대 실적 경신이 확실시되고 있다. 올해 1~11월 누적 자동차 수출액은 660억달러. 최대 실적(2023년 709억달러) 경신까지 48억3000만달러 남았다.
수출 포트폴리오의 질적 개선도 뚜렷하다는 평가다. K푸드, 뷰티 등 소비재와 전기기기가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중소기업이 주도하는 화장품 수출은 11월 누적 104억달러(+11.4%)를 기록하며 역대 1위 실적을 견인했다.
정부는 이 같은 수출·투자 상승세를 내년에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제조 혁신을 통한 근원적 경쟁력 강화와 무역 구조 혁신을 통해 2년 연속 수출 7000억달러, 외국인 투자 350억달러 달성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