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사는 70세 이상 고령층 수가 혼자 사는 29세 이하 청년층 수를 2년 연속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두 연령대 간 격차도 더 벌어지며, 고령화가 1인 가구 구조를 빠르게 바꾸고 있다.
9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5 통계로 보는 1인 가구’에 따르면, 지난해 1인 가구 중 70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율은 19.8%로 전 연령대 중 가장 높았다. 29세 이하는 17.8%로 2위였다. 70세 이상과 29세 이하의 격차는 2%포인트로, 전년(0.5%포인트)보다 4배 가까이 벌어졌다.
절대 수치로 보면 70세 이상 1인 가구는 159만 가구로, 29세 이하(143만 가구)보다 16만 가구 많았다. 2022년만 해도 29세 이하가 144만 가구로 70세 이상(139만6000가구)보다 많았지만, 2023년 역전된 후 격차가 더 커진 것이다.
지난해 전체 1인 가구는 804만5000가구로 전년보다 21만6000가구 늘어나 전체 가구(2229만4000가구)의 36.1%를 차지했다.
1인 가구 비중은 매년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2019년 30.2%로 처음 30%를 넘어선 후 2020년 31.7%, 2021년 33.4%, 2022년 34.5%, 2023년 35.5%로 해마다 1%포인트 안팎씩 증가해왔다.
◇ 고령 1인 가구 증가는 복지 수요 확대로 이어져
고령 1인 가구 증가는 복지 수요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 1인 가구는 139만7000가구로 전년보다 8만3000가구(6.3%) 증가했다. 전체 수급 가구(188만4000가구)의 74.2%를 차지해 또다시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 비율은 2015년 60.8%에서 매년 상승세다.
1인 가구의 경제 여건은 여전히 취약했다. 지난해 1인 가구의 연간 소득은 3423만원으로 전체 가구 평균(7427만원)의 46.1%에 그쳤다. 1인 가구의 절반 이상(53.6%)은 연소득 3000만원 미만이었다. 월평균 소비지출은 168만9000원으로 전체 가구(289만원)의 58.4%였다. 지출 항목 중에서는 주거·수도·광열(18.4%)과 음식·숙박(18.2%) 비중이 높았다.
주거 환경도 열악했다. 2023년 기준 1인 가구의 49.6%는 40㎡(약 12평) 이하 공간에 살고 있었다. 평균 주거면적은 47.1㎡로 전체 가구(68.9㎡)의 68.4% 수준이었다.
1인 가구의 주택 소유율은 연령대별로 큰 차이를 보였다. 전체 1인 가구 주택 소유율은 32%로 전체 가구(56.9%)의 절반 수준이었다. 하지만 29세 이하는 5.0%에 불과한 반면, 70세 이상은 50.9%로 10배 넘게 차이가 났다. 60대(43.7%), 50대(38.6%)도 평균을 웃돌았다.
1인 가구의 월평균 보건지출은 12만2000원으로 전체 가구(22만5000원)의 54.2% 수준이었다. 지출 항목 중에서는 외래의료서비스가 41.7%로 가장 높았고, 의약품(18.6%), 입원서비스(15.7%) 순이었다. 1인 가구의 연간 소득이 전체 가구의 46.1% 수준임을 고려하면, 보건 지출 부담이 상대적으로 큰 셈이다.
◇ 1인 가구 많은 곳은 경기, 서울 순
지역 별로는 1인 가구의 42.7%가 서울과 경기에 몰려 있었다. 경기도가 177만5000가구(22.1%)로 가장 많았고, 서울이 166만1000가구(20.6%)로 뒤를 이었다. 전체 가구 대비 1인 가구 비중은 서울이 39.9%로 가장 높았고, 대전(39.8%), 강원(39.4%) 순이었다.
사회적 관계에서는 1인 가구의 51.1%만이 전반적인 인간관계에 만족한다고 답해 전체 평균(55.5%)보다 4.4%포인트 낮았다. 몸이 아플 때 도움받을 사람이 있다는 응답도 68.9%로 전체(75.1%)보다 낮았다. 평소 외로움을 느낀다는 응답은 48.9%로 전체(38.2%)보다 10.7%포인트 높았다.
국가데이터처 관계자는 “고령화와 비혼·만혼 증가로 1인 가구는 계속 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