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중고 아이폰 판매 온라인 쇼핑몰인 ‘유앤아이폰’과 ‘리올드’에 대해 사이트 차단 조치를 내렸다.

두 쇼핑몰이 제품을 제대로 보내주지 않고 환불도 해주지 않아 소비자 피해가 6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앤아이폰 사이버몰 첫 화면. /공정거래위원회 제공

공정위는 8일 “제이비인터내셔널과 올댓이 운영하는 유앤아이폰과 리올드 사이버몰에서 정상적인 상품 공급이 어렵다는 사실을 숨긴 채 소비자를 속여 돈을 받았다”며 “두 쇼핑몰에서의 상품 판매를 전면 중지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배송 약속 어기고 환불도 안 해

제이비인터내셔널은 유앤아이폰 쇼핑몰에서 중고 아이폰을 구매하면 2~4주 안에 받을 수 있다고 광고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몇개월이 지나도 제품을 보내주지 않았다. 환불을 요구한 소비자들에게도 돈을 돌려주지 않았다.

지난 10월 중순부터 한국소비자원에 피해 신고가 급증하자 제이비인터내셔널 대표는 같은 달 ‘리올드’라는 새 쇼핑몰을 열었다. 올댓이 운영하는 리올드는 중고 아이폰을 주문하면 1~2일 또는 2주 안에 받을 수 있다고 광고했지만, 역시 제품을 보내주지 않거나 환불을 해주지 않는 일이 반복됐다. 제이비인터내셔널과 올댓의 대표는 같은 사람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0월 한 달간 한국소비자원에는 503건의 상담이 접수됐고, 이 중 40건은 정식 피해구제 신청으로 이어졌다. 한 소비자는 “상품을 구매한 지 3개월이 넘었는데 아직 받지 못했다”며 “환불을 요구했지만 답변도 없다”고 말했다.

유앤아이폰 사이버몰 상품 페이지에 기재된 내용. /공정거래위원회 제공

◇카드 결제 막히자 계좌이체로 유도

더 큰 문제는 이들 업체가 의도적으로 소비자를 속인 정황이 드러났다는 점이다. 신용카드 결제대행업체에 환불 요구가 쏟아지자 결제대행업체는 지난 10월 1일 제이비인터내셔널에 대한 대금 정산을 중단하고 카드 결제 서비스를 끊었다.

그러자 제이비인터내셔널은 소비자들에게 계좌이체로 돈을 보내라고 안내했다. 카드 결제는 나중에 취소할 수 있지만, 계좌이체는 돈을 되찾기 어렵다는 점을 노린 것이다. 대표 안모씨는 자신의 계좌번호를 수시로 바꿔가며 소비자들로부터 돈을 받았다.

공정위 관계자는 “현재 파악된 피해 규모는 약 6억원이지만, 드러나지 않은 피해까지 고려하면 실제 피해액은 이보다 더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가 현재 진행 중인 전자상거래법 위반 조사가 끝날 때까지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호스팅업체의 협조를 받아 8일 두 쇼핑몰을 차단했다.

공정위가 소비자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해 쇼핑몰에 임시중지 명령을 내린 것은 2017년 의류 쇼핑몰 ‘어썸’, 2022년 명품 쇼핑몰 ‘사크라스트라다’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공정위는 “해외 배송 상품을 살 때는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싸거나 배송 기간이 지나치게 길면 주의해야 한다”며 “현금 결제만 가능하거나 현금 결제를 유도하는 쇼핑몰은 특히 조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