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중심업무지구(CBD)에 위치한 KT&G 을지로타워<사진>가 국내 선사인 천경해운에 1200억원에 매각된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서울 중구 초동의 KT&G 을지로타워 /카카오맵 제공

이날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KT&G는 서울 중구 초동에 있는 을지로타워를 천경해운에 약 1200억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4월부터 매각 절차를 진행한 KT&G는 당초 1500억원을 희망했으나 300억원가량 낮은 가격에 거래를 마무리했다. 3.3㎡당 약 2160만원 수준으로, 희망가(2700만원) 대비 20%가량 낮은 금액이다.

을지로타워는 1988년 준공된 지하 4층~지상 14층 규모(연면적 1만8188㎡)의 오피스 빌딩으로, 2016년 전면 리모델링을 거쳤다. CJ푸드빌, BGF리테일 등이 입주해 있다. KT&G는 2014년 골든브릿지파트너스로부터 이 빌딩을 612억원에 인수했다. 10년 만에 600억원 가까운 매각 차익을 거둔 셈이다.

1962년 설립된 천경해운은 팬데믹 기간 해상 운임 급등으로 큰 수익을 올린 중견 해운사다. 천경해운의 2021년, 2022년 당기순이익은 각각 6664억원, 1조2199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 영향을 많이 받는 해운업 특성상 부침도 커서 2017~2018년에는 적자를 냈고, 2023년 당기순이익은 84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천경해운은 이익 편차가 큰 해운업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꾸준한 임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대형 오피스 빌딩 인수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천경해운은 지난해에도 경기도 수원 ‘에이원타워 인계’를 575억원에 사들였다.

한편 KT&G는 담배 사업 등 본업 경쟁력 강화와 주주 환원 확대를 위해 비핵심 자산 정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 KT&G는 작년 성남 분당타워를 페블스톤자산운용에 1274억원에 매각한 데 이어 이번 을지로타워 매각으로 2500억원 가까운 현금을 확보했다. 현재 서울 중구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남대문’ 호텔도 매각 절차를 밟고 있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흥국리츠운용과 2000억원대 매각을 협의 중이다. 수도권 외에 대구, 세종, 부산 등 지방 부동산 매각도 추진하고 있다. KT&G는 2027년까지 총 57개 부동산을 처분해 1조원가량의 현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KT&G는 23일 “비핵심 자산 매각 등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올해 연간 주주배당금을 6000원으로 올리고, 26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 후 소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