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불공정거래 신고 사건을 접수해서 조사를 끝내기까지 최장 5년 가까운 기간이 걸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재명 대통령이 공정거래 업무의 신속 처리를 주문한 가운데, 내년 공정위 인력이 크게 늘면서 처리 기간이 줄어들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7일 공정위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가장 오래 걸린 사건은 카르텔조사국의 ‘농업용 필름 제조업체 11곳 담합’ 건으로 1837일(약 5년)이 소요됐다. 이 사건은 2023년 과징금 부과로 마무리됐다. 30여 개 합의건과 입찰·가격 담합, 거래처 제한 등 위반 행위들이 복합적으로 얽혀있어 조사가 장기화됐다고 공정위는 설명했다.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전경. /뉴스1

서울사무소가 올해 무혐의 처분한 ‘이지스엔터프라이즈 거래상 지위 남용’ 사건도 1760일(약 4년10개월)이 걸렸다. 시장 구조가 복잡하고 한 차례 심의 후 재심사까지 진행되면서 처리가 지연됐다는 게 공정위 해석이다.

기업집단국의 ‘조선방송-하이그라운드’ 사건은 1255일(약 3년5개월)이 걸렸다. 이 사건은 일감 몰아주기와 자금지원 등 여러 혐의가 중첩돼 있었고, 자료가 방대해 분석에 시간이 오래 걸렸다. 구글플레이 개발자 불공정약관 사건(1085일)은 방송통신위원회와의 중복 조사를 피해 방통위 우선 처리로 결론지었다.

부서별 평균 처리 기간을 보면 최근 들어 엇갈린 양상을 보이고 있다. 시장감시국은 2021년 244일에서 2024년 103일로 절반 이상 단축됐다. 기업집단국도 642일에서 408일로 줄었지만 여전히 사건 처리에 1년 이상 걸리고 있다. 반면 카르텔조사국은 297일에서 456일로 오히려 늘었다. 은밀한 담합 적발의 어려움이 커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역 별로는 서울사무소가 약 300일로 가장 오래 걸렸다. 서울·인천·경기·강원 지역 사건을 모두 담당하다 보니 업무가 몰리는 탓이다. 이 때문에 경인사무소 신설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6월 “공정위 인력이 부족하다”며 사건 처리가 원활하도록 인력 확충을 지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내년 공정위 예산안에는 인건비가 올해보다 64억5000만원 늘었다. 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공정위 정원은 현재 676명에서 823명으로 21.7% 증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