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가전기업 드리미의 로봇청소기 신제품 '아쿠아10 울트라 롤러'가 갑자기 나타난 장애물을 회피해 이동하고 있다. /뉴스1

가성비가 좋아 인기가 많은 중국산 로봇 청소기들에서 청소기를 원격 제어하는 휴대전화를 통해 가정 내 사진·영상을 외부로 빼돌릴 수 있는 등 보안에 문제가 있다는 점이 드러났다.

KISA 한국소비자원 한국 시장 유통 주요 로봇청소기 6종 보안 실태 전수조사 결과(KISA 제공)/뉴스1

한국소비자원은 2일 이 같은 내용으로 시중에서 많이 판매되는 주요 로봇 청소기 6개의 보안 실태 조사를 벌인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대상 국내 제품은 삼성 ‘비스포크 AI 스팀’과 LG ‘코드제로 로보킹 AI 올인원’ 등 2개였다. 나머지 4개는 중국산으로 로보락 ‘S9 맥스V 울트라’, 드리미 ‘X50 울트라’, 에코백스 ‘디봇 X8 프로 옴니’, 나르왈 ‘프레오 Z 울트라’였다.

에코백스 플래그십 모델 디봇(DEEBOT) X8(에코백스 로보틱스)

이 중 문제가 된 것은 드리미, 에코백스, 나르왈 등 세 제품이었다. 삼성·LG를 비롯해 국내 및 세계 시장 점유율 1위인 로보락 제품보다 30만~40만원가량 저렴한 80만~90만원대인데, 성능이 나쁘지 않다는 평가가 많아 ‘가성비 제품’으로 입소문을 탄 제품들이다.

하지만 이 제품들은 사용자 인증 절차가 없거나 부실해 청소기와 연결된 휴대전화 등을 통한 불법적인 접근이나 조작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집 내부를 촬영한 사진이 외부로 유출되거나 카메라 기능이 강제로 활성화되는 등 사생활이 노출될 수 있는 취약점이 확인됐다”고 했다. 이름, 연락처 등 개인 정보가 빠져나가거나 내장 소프트웨어인 ‘펌웨어’의 보안 설정이 부족한 경우도 있었다. 반면 삼성·LG 제품의 보안성이 가장 우수했고, 로보락도 비슷한 수준이었다.

소비자원은 해커가 정보를 빼내거나 기기를 조작할 수 있는 위험이 있는 세 업체에 보안 문제를 바로잡게 했다고 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로봇 청소기 사용 시 안전한 비밀번호를 설정하고 주기적으로 보안 업데이트를 하는 등 보안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