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크게 올랐던 은행주의 주가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에서는 국내 은행주가 최근 상승세를 보이는 미국 금융주와 유사한 흐름을 보일 수 있고, 올해 상반기 주요 금융사들의 실적 전망이 좋은 만큼 주가가 반등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그래픽=이진영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와 지방은행주를 포함하고 있는 KRX은행지수는 연초에 비해 지난 21일 1.8% 오른 603.51을 기록했다. 이 지수는 올해 1월 730대를 찍고 500후반까지 내려갔다가 반등했다.

하지만 여전히 주가는 기대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올 초 이후 21일까지 하나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는 각각 4%, 1% 주가가 하락했다. KB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는 각각 2.2%, 4.5%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17.3% 오른 것에 비하면 부진하다.

4대 금융지주는 이번주 줄줄이 2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인데, 4대 금융의 상반기 당기 순이익은 총 9조2688억원 규모로 지난해보다 3.4% 증가한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여기에 최근 미국 대형 금융주가 어닝 서프라이즈(예상치를 웃도는 영업 실적)에 환호하면서 국내 은행주에도 반등 기회가 있을지 기대하는 분위기다. 지난 18일 실적을 발표한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모건스탠리는 각각 전날보다 주가가 1.3%, 5.6% 올랐다.

실제로 지난 21일 4대금융 주가는 일제히 반등했다. KB·신한·하나·우리 금융 주가가 각각 전날보다 0.9%, 0.4%, 0.5%, 1% 올랐다.

한 증시 전문가는 “실적 대비 주가가 낮아 은행주 매력이 높아졌다. 주가순자산비율(PBR)도 0.29~0.34배로 역대 하단 수준이다”고 했다. PBR은 주가 1주를 순자산 가치로 나눴을 때 몇 배가 되는지를 보여주는 평가 지표다. 이 수치가 1배를 밑돌면 주가가 순자산에 비해 저평가 돼있다는 뜻이다. KRX은행지수의 PBR은 0.36배로, 거래소가 업종 등으로 집계하는 28개 KRX지수 중 최하위 수준이다.

다만, 부동산 대출 부실 등 건전성 악화 우려 등은 은행주 투자 시 신중하게 고려해야할 점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