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 이후 개인 투자자가 늘면서 주식 등 투자 상품을 통해 은퇴 자산을 준비하려는 분위기도 확산돼 왔다. 현재 개인 가운데 코로나 팬데믹 이후 주식 투자를 처음 한 사람이 절반을 넘어선다. 문제는 코스피가 지난 2021년 7월 3305포인트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이후 20% 이상 하락했다는 점이다. 국내 증시를 대표하는 우량주를 샀던 투자자도 상당수 손실을 보고 있어 주식으로 은퇴 자산을 불리고자 했던 이들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우량주도 손실…저가 증여 기회로
개인의 은퇴 계획에는 자녀 세대를 위한 증여 및 상속 준비도 포함된다. 증여세 및 상속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충분한 시간을 두고 증여 재산 공제를 활용해야 한다. 성인 자녀에게는 10년간 5000만원, 미성년 자녀에게는 2000만원 한도로 비과세 증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배우자에 대한 증여 재산 공제 금액은 6억원이다.
현재 가치는 낮게 평가돼 있으나, 증여 이후에 가치가 상승할 것으로 기대되는 자산이 증여하기에 적절하다고 할 수 있다. 폭락한 우량주가 대표적인 예다. 지금은 경기 부진과 금융 불안으로 주가가 떨어진 상태지만, 경기가 회복되고 금융시장이 안정되면 우량주가 반등 절차를 거쳤음은 과거 수차례 입증됐다.
자녀에게 주식을 증여한 이후에 주가가 올라서 발생한 시세 차익에는 증여세가 부과되지 않는다. 그뿐만 아니라 주식을 증여한 이후 발생한 배당소득에도 증여세가 부과되지 않는다. 물론 주가가 예상과는 다른 방향으로 움직일 수도 있고 개별 종목에 따라서는 장기간 낙폭을 만회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점은 염두에 둬야 한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상장 법인 주식 보유자 중 20세 미만은 2019년 말 9만 8612명에서 2022년 말 75만 5670명으로 7.7배 폭증했다. 미성년 자녀에게 주식을 증여했거나 현금 증여 후 주식을 매수하게 한 투자자가 크게 늘어난 것이다.
◇주식 증여 시 주가는 4개월 평균액으로
주식 증여는 증권사에 유가증권 대체 서비스를 신청하면 가능하다. 증여일은 자녀 계좌로 주식이 들어간 날이다. 상장 주식의 증여 재산 평가액은 증여일에 확정되는 것이 아니라 증여일 기준으로 이전 2개월과 이후 2개월, 총 4개월 종가 평균액으로 계산된다.
예를 들어 2023년 3월 15일에 삼성전자 주식을 증여했다면 증여 재산을 평가할 때 적용하는 주가는 3월 15일의 종가 5만9800원이 아니라 2023년 1월 16일부터 5월 14일까지 4개월간의 삼성전자 종가 평균인 6만2888원이다. 국세청 홈택스(www.hometax.go.kr)에서 종목 코드를 입력하고 평가 기준일을 설정하면 주식 증여 가액이 자동으로 계산된다.
해외 상장 주식도 마찬가지다. 다만 해외 주식은 주가와 더불어 환율도 고려해야 한다. 즉 4개월간의 종가 평균에 주식 수를 곱해주는 것은 국내 상장 주식과 동일하고, 여기에 증여일의 환율을 곱해줌으로써 평가액이 최종적으로 계산된다.
개별 주식뿐 아니라 펀드도 증여가 가능하다. 펀드는 증여 자산 가액을 결정하는 기준 가격 적용 방식이 개별 주식과 다르다. 펀드는 증여일 당일의 기준 가격으로 평가된다. 당일의 기준 가격은 펀드가 보유하고 있는 순자산 가치로 계산되는데, 전일의 종가가 반영된다. 일반적으로 우량주 수집 종에 투자하는 주식형 펀드는 개별 주식에 비해 변동성이 낮지만, 펀드 가격 하락도 증여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
◇주가 폭등 시 기한 내 증여 취소도 가능
수증자(증여받은 사람)는 주식 증여일이 속한 달의 말일부터 3개월 이내에 증여세를 신고하고 납부해야 한다. 비과세 한도 이내로 증여한다고 해도 신고는 하는 게 바람직하다. 증여 신고 내역이 없으면 주식 증여 이후 발생한 투자 수익까지 증여 재산에 포함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일 증여일 이후 2개월 동안 주가가 폭등해 예상보다 증여 재산 평가액이 커졌다면 어떻게 할까. 신고 기한 내 증여를 취소하면 처음부터 증여가 없었던 것으로 간주된다. 즉 미성년 자녀에게 주당 2만원을 생각하고 1000주를 증여했는데 평균액이 주당 4만원이 됐다면, 증여자는 1000주 전체를 반환받아 증여 자체를 취소할 수 있다. 혹은 500주만 반환받아 미성년 자녀 증여 공제 2000만원 한도 내에서 증여세 없이 증여할 수도 있다.
그러나 신고기한을 넘겨서 반환 받으면 증여가 이뤄진 것으로 간주된다. 게다가 신고기한 이후 3개월이 지나서 반환했다면, 자녀가 반환한 주식까지 증여에 포함된다.
예를 들어 2023년 3월 15일에 아버지가 2000주를 자녀에게 증여했다가 5월 30일에 증여한 주식을 반환 받으면, 아들에 대한 증여는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7월 3일에 반환 받으면 아들에게 증여한 것이 된다. 만약 10월 2일에야 반환을 받는다면 아버지가 아들에게 2000주를 증여하고, 아들은 아버지에게 다시 2000주를 증여한 것이 된다. 증여세 부과 대상이라면, 결과적으로 증여한 주식이 없는데도 증여세는 이중으로 내야 한다.
한편 자녀에게 현금을 증여한 후 자녀 계좌로 주식을 매수한다면 증여일은 현금을 증여한 날이고 평균 주가를 확인할 일은 없다. 증여 후 주가가 상승하면 현금 증여 후 주식을 매입한 것이 유리하고, 증여 후 주가가 하락하면 주식 증여가 유리하다. 다만 현금 증여는 취소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