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이자만 1만원인데 투자 수익은 6000원이야. 4000원이나 손해네. 망했다!”

지난달 13일 서울 양정중 경제 공부 동아리 ‘실험경제반’에서 기업 역할을 맡은 송주환(15)군이 무척 아쉬워했다. 이날 동아리를 지도하는 김나영(44) 교사는 학생 23명을 나눠 가계, 기업, 은행 역할을 맡겼다. 그리고 기준금리를 연 5%로 가정하고 학생들이 역할극을 해보도록 했다.

지난달 13일 서울 양정중에서 김나영(왼쪽에서 셋째) 교사가 경제 공부 동아리 ‘실험경제반’ 학생들과 기준금리가 연 5%로 올랐을 때를 가정한 역할 수업을 하고 있다. /고운호 기자

은행 역할을 맡은 이동우(15)군은 ‘동우은행’을 세우고 대출금리 연 10%, 예금금리 연 7%로 정했다. 송군은 ‘님 회사’를 만들고 ‘동우은행’에서 10만원을 대출받아 투자를 했다. 투자 수익률은 주사위를 굴려 나온 숫자에 따라 1~6% 중에서 무작위로 정했다. 숫자 ‘6′이 나와 수익률이 6%가 되자, 송군은 투자 이익이 대출 금리보다 낮아 손실을 보게 된 상황을 겪게 됐다. 반면 이군은 “예대금리차로 은행이 마진을 남기는데, 은행이 하나뿐이라 예금금리를 더 낮췄어도 됐겠다”고 했다.

실험경제반은 매주 목요일 이렇듯 가상 상황을 정하고 학생들이 직접 경제 주체 역할을 맡아본다. 경제 실험을 통해 금리나 물가, 환율 같은 경제 개념을 하나씩 익힌다. 통화량 증가 영향은 아이들에게 바둑알을 나눠주고 물품 꾸러미를 사고파는 과정에서 체험하게 하고, ‘한계 효용 체감의 법칙’은 초코파이를 한 입 먹을 때마다 만족감을 1~10 사이로 적어보게 해서 실제 많이 소비하면 효용이 줄어드는 걸 느끼게 하는 식이다.

김 교사는 교직 6년 차이던 2009년 실험경제반을 만들었다. 그는 “학생들이 재밌게 경제 수업에 참여할 방법을 고민하다 동아리를 만들게 됐다”고 했다. 김 교사가 연구·개발한 실험경제 수업 시나리오만 약 40가지다. 그는 동아리 운영 경험을 담아 ‘최강의 실험경제반 아이들’ ‘세계 시민이 된 실험경제반 아이들’ 등의 책도 냈다.

이날 일부 학생은 스마트폰 속 자기가 갖고 있는 주식이나 코인을 보여주기도 했다. 김 교사는 “학생들이 너무 투자에만 매몰되지 않도록 방향성을 잡아주는 것도 과제”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