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경제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1%대 초반까지 내려왔다. 지난 1일 오후 부산항 일대에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연합뉴스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이 1%대 중반도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3일 글로벌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1.1%로 제시했다. 주요 기관의 올해 우리나라 성장 전망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S&P는 작년 12월 올해 한국 성장률을 1.4%로 봤는데, 이번에 더 낮춘 것이다.

S&P는 반도체 업황 부진과 더불어 가계 부채를 우리 경제의 부담 요인으로 지적했다. 박준홍 S&P 이사는 “반도체 업황은 더 악화하진 않겠지만 올해 2분기(4~6월)까지 의미 있는 반등 신호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하반기에는 (반도체 업황이) 어느 정도 반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킴엥 탄 S&P 상무는 “국내총생산 대비 가계 부채 비율은 한국이 전 세계 3위 수준”이라며 “고금리 상황이 지속하거나 금리가 인상되면 가계 소득 중 더 많은 부분을 이자 지급에 사용해야 해 내수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도 지난달 11일 세계 경제 전망을 발표하면서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을 1.5%로 낮췄다. 지난해 7월(2.9→2.1%)부터 10월(2.0%), 올해 1월(1.7%), 4월(1.5%)까지 4연속 하향 조정이었다.

정부와 한국은행,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은 모두 올해 한국 성장률을 1.6%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도 낮춰잡을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한국의 성장 동력 중 하나인 수출이 7개월 연속 감소하면서 부진하기 때문이다. 믿었던 올해 중국의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의 효과도 어직은 더디게 나타나고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미국 경제 매체 CNBC방송 인터뷰에서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이 당초 전망치인 1.6%보다 소폭 낮아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중국의 경제 회복이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다”고 했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올해 성장률이 1%대 초반을 기록할 우려가 있다”며 “중국 경제활동이 재개됐지만 중국 내 자체 조달이 늘고, 글로벌 공급망이 약해지면서 우리 경제의 수출 회복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