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트리퍼블릭 은행 '구원투수'로 나선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최고경영자.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이 파산하고, 유럽 금융 위기 뇌관인 크레디스위스(CS)가 스위스 최대 은행 UBS에 팔리는 등 전 세계 은행들이 연쇄 위기에 봉착한 가운데 미국·유럽 은행의 부도위험 지표도 오르고 있다.

21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미국과 유럽 주요 은행의 CDS프리미엄은 1주일 전과 비교해 각각 평균 20bp, 31bp(베이시스포인트, 1bp=0.01%포인트)나 급등했다.

CDS는 채권을 발행하는 국가나 기업이 부도났을 때 보상해주는, 보험 성격의 금융파생상품이다. CDS프리미엄이 높을수록 해당 채권의 부도 위험이 높다고 해석된다.

UBS에 매각이 결정된 크레디스위스의 경우 CDS프리미엄이 지난 10일에서 17일 사이 526bp나 치솟았다.

크레디스위스를 빼고도 같은 기간 독일 도이체방크(74bp), 프랑스 소시에테제네랄(35bp)·BNP파리바(24bp)·크레디에그리꼴(19bp), 영국 바클레이스(26bp)·HSBC(11bp), 스페인 산탄데르(28bp) 등 유럽 7개 은행 CDS프리미엄 평균 상승폭은 31bp나 됐다. 유럽 전역 은행 부도 위험 지표가 급등한 것이다.

미국 JP모건의 CDS프리미엄은 일주일 만에 16bp,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25bp, 웰스파고는 19bp, 씨티는 20bp, 골드만삭스는 17bp 올랐다. 이 미국 5개 은행 CDS프리미엄은 일주일 새 평균 20bp 급등했다.

미국 지역은행 파산 다음 주자로 거론되는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을 둘러싼 우려도 여전히 남아있다.

20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JS)과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은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 제이미 다이먼과 다른 은행 경영진들이 퍼스트리퍼블릭을 안정시키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JP모건,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 씨티그룹 등 미국 대형은행 11곳은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에 300억달러를 예금하는 형식으로 구제금융을 지원했다.

그래도 위기가 진정되지 않자, 이미 수혈한 300억달러 예금 전부 혹은 일부를 자본금으로 전환하는 2차 구제안도 논의되고 있다고 FT 등은 전했다. 대형 은행들이 지원한 예금은 회계상 부채인데 이를 자본으로 전환해 재무 상태를 개선한다는 것이다.

대형 은행들이 직접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에 투자하는 방안이나,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을 매각해 자구책을 추진하는 방안 등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이먼과 JP모건은 2008년 금융위기 때도 미국 5대 은행 중 하나였던 베어스턴스가 파산하자 이를 인수했던 적이 있다. 1907년에는 JP모건 설립자인 J.피어폰트 모건이 동료 은행가들 설득해 뱅크런(예금 대량 인출)에 직면한 은행을 지원해 미국 금융위기를 막은 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