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대 연구진이 공개한 연구 결과, 윗줄이 실험 참가자들이 실제로 본 이미지이고, 아래는 참가자가 해당 이미지를 볼 때 뇌를 fMRI(기능성 자기공명영상)으로 스캔한 데이터를 토대로 인공지능이 재현한 이미지. 대략적인 형태와 원근 등이 유사하다. /오사카대

사람이 눈으로 보는 대상을 인공지능(AI)이 자동으로 이미지로 재현하는 기술이 연구논문으로 공개됐다. 사물을 볼 때 후두엽과 측두엽 등에서 일어나는 혈류 변화 등 뇌 데이터로 AI가 해당 이미지를 고스란히 구현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 기술이 고도화되면 어떤 꿈을 꾸고 있는지 시각 이미지로 재현하고, 동물은 사물을 어떻게 보는지도 이미지로 확인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반면 실용화가 어려울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도 있다.

오사카대 연구진이 공개한 연구 결과, 윗줄이 실험 참가자들이 실제로 본 이미지이고, 아래는 참가자가 해당 이미지를 볼 때 뇌를 fMRI(기능성 자기공명영상)으로 스캔한 데이터를 토대로 인공지능이 재현한 이미지. 대략적인 형태와 원근 등이 유사하다. /오사카대

9일 사이언스에 따르면, 일본 오사카대 연구진은 사람이 보는 이미지를 뇌 스캔으로 재현할 수 있는 AI 모델을 개발했다. 시각적 자극을 받은 뇌를 기능성 자기공명영상(fMRI)으로 촬영해 이미지 생성 AI인 ‘스테이블 디퓨전’로 구현하는 방식이다. 연구진은 실험에 참가한 대상자들이 사물을 볼 때 나타나는 뇌의 변화를 보여주는 fMRI 데이터를 AI가 학습하도록 했다. 예컨대 사람이 인물, 사물, 풍경 등을 볼 때 측두엽은 주로 그 대상의 내용에 관한 정보를, 후두엽은 크기와 위치, 원근감 등의 정보를 처리하는데, 이를 AI가 fMRI 데이터로 학습해 이미지 생성에 쓰도록 했다. 실험에 참가한 이들이 사물을 보는 동안 fMRI가 포착하는 데이터로부터 그 사물이 무엇인지 AI가 예측해가며 이미지를 완성해가는 식이다. 해당 사진과 이를 글로 설명한 텍스트 정보도 AI가 뇌 스캔 데이터로 생성한 대략적인 이미지를 구체화하는 데 활용한다.

연구진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실제로 사람이 보는 사물과 꽤 비슷한 이미지를 AI가 생성해냈다. 비행기, 기차, 곰인형 등 형태와 원근이 유사해 사람이 본 대상과 AI가 재현한 이미지가 대략 같은 종류임을 확인할 수 있는 정도다. 연구진은 인간의 뇌 활동을 비교적 간단한 방법으로 고해상도 이미지로 재현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결과라고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연구가 실험 참가자 4명이 각각 1만장의 사물·인물·풍경 사진을 볼 때의 뇌 스캔 데이터를 사용한 것이어서 연구 결과를 일반화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본다. 다른 사람이 상상하는 이미지나 꿈을 AI로 훔쳐보거나, 동물의 사물 인식을 인간이 이미지로 확인할 날이 곧 온다는 기대는 지나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