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맬패스 세계은행(WB) 총재가 내년 4월까지인 원래 임기보다 이른 오는 6월 말 퇴임하겠다고 15일(현지시각) 밝혔다. 이날 맬패스 총재는 자신의 트위터에 이 같은 조기 사임 계획을 밝히며 “세계은행 총재직을 맡은 것은 영광이자 특권이었다”고 했다.
미 재부부 차관을 지낸 맬패스 총재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명, 지난 2019년 4월 한국계인 김용 총재 후임으로 임명됐다. WB는 189개국이 회원인 국제기구지만 최대 주주인 미국이 사실상 총재 인사권을 갖고 있다. 1945년 출범 이래 맬패스까지 역대 수장 13명 모두 미국인이다. WB 총재는 임기 5년으로 연임이 가능하다.
맬패스 총재가 사퇴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현 미국 바이든 행정부와 ‘코드’가 맞지 않아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는 작년 9월 뉴욕타임스(NYT) 주최 행사에서 화석 연료 사용이 지구온난화에 미치는 영향을 질문 받자 “나는 과학자가 아니다”고 답을 피했다. 이후 ‘기후변화 부정론자’로 불리며 환경 단체는 물론, 기후변화 해결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운 미국 민주당에서도 비난이 쏟아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을 비롯한 WB 대주주들은 지난 1년간 기후변화 같은 전 세계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도록 WB에 압력을 가했다”고 전했다.
WB는 세계 빈곤 퇴치, 개발도상국 자금 지원을 목적으로 출범했지만 최근에는 기후 변화 대응도 주요 활동으로 삼고 있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이날 성명을 내고 “WB 이사회가 투명하고 능력에 기반한 신속한 후보 지명을 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맬패스 총재 후임으로는 세계무역기구(WTO) 역사상 첫 여성·흑인 수장인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사무총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