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JP모건 등 전 세계 160개 글로벌 투자자와 금융기관이 회원사인 아시아증권산업금융시장협회(ASIFMA)가 “외국인 투자자가 한국 증시를 떠나는 것은 구조적인 문제 때문”이라며 공매도 규제 전면 폐지와 명확한 규제 가이드라인 확립 등을 요구했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ASIFMA는 최근 ‘2022년 한국 자본 시장과 그 너머’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한국 유가증권시장의 외국인 투자 비율은 1992년 외국인 투자 허용 이후 30~40%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올해만 보더라도 매도세가 강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올해 코스피 시장에서 4조1266억원을 순매도 했다. 주식 시장이 활황이었던 지난 2020년과 2021년에는 각각 22조1807억원, 25조9983억원 규모를 순매도 했다.
협회는 2020년 이후 장기화된 공매도 금지 조치를 문제점으로 꼽았다. 공매도는 주식을 빌려서 판 다음 나중에 시장에서 사서 다시 갚는 매매 기법이다. 주가가 하락해야 수익을 낼 수 있는 투자 기법인데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이 주로 사용해 일부 개인 투자자들은 공매도가 주가 하락의 주범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ASIFMA는 “현재 부분적인 공매도 재개 정책 때문에 시장 중립적인 롱쇼트 전략(각기 다른 종목에 대해 매수와 매도 포지션을 동시에 취해 위험 회피를 하는 투자 기법)을 사용하는 펀드 매니저들이 시장을 관망하고 있다”며 “공매도 금지 조치가 전면 해제되기까지 이런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했다.
협회는 또 “정책 변화가 있을 때 공개적인 의견 수렴이 없는 경우가 많고, 공식적인 영문 안내도 되지 않을 때가 많다”며 규제 불확실성이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명확한 규제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고, 정책 당국 소통 시 한국어와 영어를 병행하도록 제안했다.
주 52시간제를 포함한 엄격한 노동법도 걸림돌로 꼽혔다. ASIFMA는 “외국계 기업의 경우 관리자와 애널리스트 직급에서 상당한 초과 근무가 필요할 수 있고 해외 사무소와 늦은 밤 회의 통화 등에 참여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며 “노동 관련 문제에 대해서 글로벌 특성을 고려한 유연성을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