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10명 중 6명은 최근 3개월간 은행 지점에 방문한 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바일과 인터넷 등 비대면 거래를 많이 하기 때문이다. 반면 비대면 거래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자들이 금융 생활에서 소외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은행들은 어르신 전용 지점을 늘리고 있다.
25일 우리금융연구소가 발표한 ‘MZ세대의 금융 플랫폼 이용 행태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MZ세대가 사용한 금융 채널은 모바일 뱅킹(99.8%) 비율이 가장 높았고, 이어 ATM(현금자동입출금기·68.2%), 인터넷 뱅킹(50.2%), 지점(42.4%) 순이었다. 금융위원회 조사에서 고령층 75%가 은행 지점을 이용하고 비대면 채널 이용 비율은 25%에 그친 것과는 대조적이다. 지난 10월 27일부터 11월 7일까지 모바일 금융 플랫폼을 이용하는 만 19~41세 20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다.
설문 결과, MZ세대 97.6%는 시중은행 앱 외에도 인터넷전문은행이나 핀테크 앱을 동시에 쓰는 ‘멀티 유저’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계좌 조회나 송금·이체 같은 은행의 핵심적 기능은 물론, 펀드 가입이나 자산 관리도 비대면으로 하고 있다.
은행권은 고객들의 이용 행태 변화에 맞춰 전체적으로 은행 점포를 줄이고 있지만, 고령층 전용 지점은 늘리고 있다. 비대면 금융이 발달할수록 세대 간의 디지털 격차가 금융 격차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신한은행은 서울 노원구 월계동지점을 폐쇄하려다 지역 주민 반발에 부딪혀 결국 출장소 형태로 남기기로 했다.
우리은행은 이달 서울 성북구 돈암동에 고령층 특화 지점을 냈다. 이른바 ‘효심(孝心) 영업점’이다. 일반 영업점보다 더 안락한 대기 장소를 꾸리고, 상담 창구 높이도 낮췄다. 큰 글씨로 볼 수 있는 ATM도 배치했다. 판매 상품도 고령층이 선호하는 원금 보장형 위주로 구성돼있다.
광주은행은 2015년부터 어르신 전용 지점을 만들어 현재 3곳을 운영 중이다. 부산은행은 영업점과 먼 거리에 사는 고령층을 위한 이동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