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희귀 LP(음반). 아이유 꽃갈피 싸인 음반 1000만원.’
최근 한 온라인쇼핑몰에는 2014년 발매된 가수 아이유의 리메이크 앨범 ‘꽃갈피’ LP를 1000만원에 판다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정가(4만4000원)의 227배다. 한 음반 전문가는 “실제로 아이유 꽃갈피 앨범은 미개봉의 경우 300만~4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며 “1000만원에 사가는 사람이 정말 있을지는 모르지만 미개봉에 비매품, 싸인이 있으면 값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인기 아이돌 가수들이 LP를 한정판으로 발매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중고 LP 가격이 치솟고 있다. CD와 달리 흔하게 구하기 어려워 중고 시장에서 정가보다 최소 2배, 많게는 수십배 이상 웃돈이 붙으면서 재테크 수단으로도 쓰이고 있다.
2019년 7월 한정 판매 됐던 그룹 잔나비의 2집 앨범 ‘전설’ LP(정가 4만9000원)는 현재 미개봉 기준 50만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블랙핑크의 ‘디 앨범’ LP(정가 8만원)는 20만원 선이다.
이 같은 중고 LP 리셀은 탄탄한 팬덤이 가격을 뒷받침한다는 면에서 명품이나 한정판 운동화 리셀과는 차이가 있다. 공급을 하는 엔터테인먼트사에서 애초에 소량만 판매하는데다, 팬들의 소유욕이 맞물리면서 벌어지는 일이다.
인기 가수의 LP는 콘서트장에서만 선착순 판매하기도 한다. 팬들의 수요와 되팔아서 차익을 얻으려는 수요가 겹치면서 가격이 오르는 것이다. “LP플레이어가 없어도 LP를 산다”는 말까지 나올 지경이다. LP수집가 김모(52)씨는 “LP 시장에서 재테크족 비중이 절반은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돌 가수 등의 LP 가격에 거품이 크게 끼었다고 했다. “무조건 오른다고 산다면 큰 낭패를 볼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