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어질 만큼 떨어졌으니 4분기에는 주가가 오를 것이다.” vs. “아직 바닥을 찍지 않았으니 4분기에 주가가 더 떨어질 것이다.”
글로벌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 우려로 주식시장의 혼란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개인 투자자들의 향후 증시 전망이 정반대로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와 삼성증권이 지난달 열린 삼성증권 ‘언택트 컨퍼런스’ 참여자 6221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4분기 증시가 상승할 것이라고 보는 응답과 하락할 것이라고 보는 응답이 정확히 반반으로 갈렸다.
구체적인 지수 전망은 비관론이 우세했다. 4분기 코스피 지수가 현재 수준(2200대)에 머물 것이라는 응답이 33%로 가장 많았고, 2300 이상으로 오를 것이란 응답은 21%에 그쳤다. 반면 2100대(23%), 2000대(16%), 2000 미만(7%) 등 하락을 예측하는 응답은 46%를 기록했다.
응답자들은 올해 비율을 늘린 자산으로 채권(31%)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 외에 달러 예금(14%)이나 펀드·랩 등 간접 투자 상품(12%)이 높은 순위에 올랐다. 삼성증권은 “컨퍼런스에 참가할 정도로 주식에 관심이 많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인데 채권 비율을 가장 많이 늘렸다는 답변은 이례적”이라며 “기준 금리가 크게 뛰면서 채권 금리도 상승한 데다 주식시장이 하락세를 보이며 분산 투자 차원에서 채권의 매력이 높아진 현실을 반영한다”고 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장외시장에서 개인 투자자들의 채권 순 매수액은 12조6179억원으로 전년 동기(3조688억원) 대비 311% 급증했다. 반면 같은 기간 개인들의 주식 순 매수액은 31조2337조원으로 전년 동기(83조9214억원) 대비 62% 감소했다.
4분기에 주식을 한다면 미국에 하겠다는 응답자가 50%로 국내(42%)보다 많았다. 삼성증권 디지털마케팅 담당 김상훈 상무는 “세계 증시가 흔들려도 미국 주식을 ‘기회의 땅’으로 보는 투자자가 여전히 많은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 주식 주간 거래 서비스 등이 도입돼 개인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접근성이 높아진 것도 한 이유”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