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카카오·토스의 보험 진출 결사 반대한다.”
5일 낮 12시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 보험설계사 등 보험 업계 관계자들이 모였다. 전국 법인보험대리점들로 구성된 한국보험대리점협회가 지난 8월에 이어 ‘온라인플랫폼 보험진출 저지와 보험영업인 생존권 사수를 위한 2차 결의대회’를 연 것이다.
300명가량이 모였던 지난 8월 1차 집회 때에 비해 참가자는 훨씬 많아졌다. 주최 측은 이날 참가자를 5000명이라고 주장했다. 그사이 금융 당국은 온라인 플랫폼 업체들의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를 혁신 금융서비스로 지정해 허용하기로 했다. 그동안은 보험업 라이선스가 없는 빅테크 플랫폼이 보험 상품을 비교하거나 추천할 수 없었다.
빅테크와 보험업계 간 갈등이 전국 45만명 보험설계사(대리점 27만2000명, 전속 17만4000명)의 생존권 사수로 초점이 옮겨가면서 ‘제2의 타다’ 사태가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앞서 모빌리티 플랫폼 ‘타다’는 택시 기사들의 생존권을 위협한다는 반발에 밀려 2020년 3월 사실상 퇴출됐었다.
당초 보험 업계에서는 금융 당국이 온라인에서 판매하는 사이버 마케팅(CM) 보험 상품에 한해 규제를 풀 것으로 예상했었다. 그러나 금융 당국은 예상을 뛰어넘어 텔레마케팅(TM), 대면 영업 상품까지 플랫폼사에서 다룰 수 있게 했다. 종신·변액·외화보험 같은 복잡한 상품을 제외한 모든 보험 상품에 대한 규제 빗장이 풀린 것이다. 영업의 약 90%를 대면으로 하는 보험설계사들의 생계가 위협받고 있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하지만 설계사들의 요구가 수용될지 여부는 미지수라는 평가가 많다. 보험 업계 일각에서는 온라인 플랫폼사의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를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중소형 생명보험사들은 플랫폼 입점 타당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생보사 관계자는 “온라인 플랫폼사가 제공하는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가 보험 업계에 위기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보험사끼리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눈치 작전이 벌어지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