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달러를 유로로 교환하려고 합니다.” “베트남 동 파실 분 있으신가요.”
중고 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이 환전소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당근마켓 공식 서비스는 아니고요. 환전 수수료를 아끼기 위해 이용자들이 외화를 사고파는 겁니다. 코로나로 억눌렸던 여행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환전 수수료를 아끼기 위해 은행 대신 당근마켓 등 중고 거래 사이트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당근 환전소’라는 말까지 나옵니다. 달러뿐 아니라 필리핀 페소, 베트남 동, 태국 밧 등 동남아 국가들의 화폐도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가 오는 11일부터 무비자 자유 여행을 재개하면서 엔화도 인기 품목입니다.
지난 3일 당근마켓에서 달러화는 1달러당 1441원(지난달 30일 매매기준율)에 거래됐습니다. 은행 환전 수수료(1.75%)를 고려했을 때 1000달러를 당근마켓에서 사면 2만5000원 정도를 아끼는 셈입니다. 파는 쪽도 은행에서는 매매 기준율보다 낮은 환율에 사주기 때문에 직거래가 이득입니다.
이렇게 환전 수수료를 아끼는 것 외에도 주 이용 층인 2030세대들이 직거래에 익숙하고 편리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거래가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올 연말 일본 여행을 계획하고 엔화를 당근마켓에서 샀다는 한 30대 여행객은 “은행 창구가 열린 시간에 맞춰 환전하러 가기가 번거롭다”며 “수수료 아끼는 비용이 크지 않아도 익숙지 않은 은행 창구보다 중고 거래가 편하다”고 하더군요.
국내 거주자는 개인 간 5000달러를 넘는 외환 거래 시 한국은행에 신고를 해야 합니다. 대부분 5000달러를 넘지는 않을 테니 직거래는 문제가 없는 셈입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중고 사이트에서 이뤄지는 외화 거래는 영업 목적의 반복적 거래라기보다는 개인 간 일회성 소액 거래가 대부분이라고 파악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한 가지는 주의를 주더군요. “원화를 입금해주면 우편으로 달러를 보내겠다고 하고는 잠적한 사례 등 피해 우려가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