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이 1400원 선을 위협하면서 외환 시장에 위기감이 감도는 가운데 국민연금공단과 한국은행이 달러 스와프 재개에 나선다. 국민연금이 해외 투자를 할 때 외환시장에서 달러를 사지 않고, 대신 한은이 가진 달러를 쓰겠다는 것이다. 지난 2008년 국민연금과 한은이 스와프를 해지한 후 14년 만이다.
21일 정부 관련 부처와 외환 당국 등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해외 투자에 필요한 달러를 한국은행으로부터 빌려오고 대신 원화를 한은에 빌려주는 통화 스와프 계약을 체결하기로 하고 실무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계약을 맺게 되면 국민연금은 시장에서 달러를 사서 해외 투자를 하지 않아도 된다. 국민연금이 한은에 원화를 주고 외환보유고의 달러를 공급받는 식이다. 이렇게 되면 국민연금이 해외 투자액을 늘려도 외환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면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한은으로서도 국내에서 달러 강세를 부추기는 달러 수요를 줄일 수 있어서 서로 윈윈이 된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치솟는 상황에서 국민연금의 해외 투자가 환율 상승 압박을 키운다는 지적이 있었다. 국민연금은 매년 200억~300억달러 가량을 해외 주식과 채권에 투자하는 글로벌 자본 시장의 ‘큰손’이다. 양 기관의 스와프는 2008년 한은이 외환 부족을 이유로 해지를 요구하며 종료됐었다.
국내에서 달러 강세에 영향을 주는 무역수지는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21일 관세청은 9월 1~20일 무역수지가 41억달러 적자라고 밝혔다. 9월에도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하면 6개월 연속 적자다. 그렇게 되면 1997년 이후 약 25년 만에 6개월 연속 적자가 된다.
올해 무역수지가 연간 기준으로 역대 최대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도 높다. 올 들어 이달 20일까지 누적 무역적자는 292억1300만달러를 기록 중이다. 이미 지금까지 적자만으로도 글로벌 금융 위기였던 2008년(-133억달러)은 물론, 역대 최대 적자였던 외환 위기 직전의 1996년(-206억달러)을 크게 웃돌고 있다.
전문가들은 무역수지 적자가 내년 초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비록 지난 7월부터 국제 원자재·에너지 가격이 최고점보다는 떨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