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공기업 양대산맥인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지방 이전을 놓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요즘 핫한 경제 이슈를 영상으로 풀어 보는 ‘경제부의 5분컷 뒷담화’. 오늘은 김은정 기자가 출연해 두 금융공기업의 지방 이전 논란을 풀이했습니다.
[영상으로 내용 바로 확인] : https://youtu.be/4hUo09WQG0w
정부는 현재 지역 균형발전 차원에서 서울 여의도에 있는 산업은행(산은)과 수출입은행(수은) 등 국책은행의 본점 부산 이전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두 은행 직원들은 당연히 반대합니다. 지방에 내려가기 싫은 거죠. “인력 유출과 업무 비효율 등으로 인한 기관 경쟁력 저하가 불 보듯 뻔하다”는 등 반대 이유가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두 은행의 수장이 바뀌면서 분위기가 사뭇 대조적이라고 합니다. 산은은 울상인데 수은은 정반대입니다. 수은 내부에선 부산 이전을 저지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퍼지고 있습니다. 윤희성 신임 수은 행장이 든든한 방패막이 역할을 해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상 첫 내부 출신 CEO(최고경영자)인 윤 행장은 직원들과 똘똘 뭉쳐 이전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을 만나 적극적으로 서울 잔류 필요성을 설득한다고 합니다.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조목조목 설명하니 호소력이 클 수밖에 없지요. 직원들로서는 “윤석열 대통령과 고시 공부를 함께했던 인연이 있는 윤 행장이 외풍을 막아줄 것”이란 기대도 있을 겁니다.
반면 이를 보는 ‘동네 이웃’ 산은 직원들은 씁쓸합니다. 강석훈 신임 산은 회장은 윤 행장과 달리 부산 이전을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그렇다 보니 노조는 외부 출신인 강 회장을 부산 이전 미션을 받고 온 ‘낙하산 인사’라고 비판하며 출근을 15일간 저지하기도 했습니다. 수은이 속한 국회 기재위에는 부산 지역구 의원이 한 명도 없는데, 산은을 감독하는 국회 정무위원회에는 둘이나 되는 것도 불리한 요소입니다.
강 회장이 출근한 뒤로 노사 갈등은 더 격화되는 모양새입니다. 산은 노조원 500여 명은 매일 오전 8시 30분부터 20분간 본점 로비에서 부산 이전 반대 집회를 벌이고 있는데, 한 번도 강 회장의 모습을 본 적이 없다고 합니다. 노조 관계자는 “마치 시위대를 피해 출근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라며 “최소한의 소통 의지조차 없는 것 같다”고 했습니다.
대선 때 시작된 정치권발(發) 부산 이전 이슈가 사그라들지 않고 계속 국책은행을 뒤흔드는 것은 분명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닐 것입니다. 정치권도 득표에 유리한지 불리한지만 따지지 말고, 한국 경제와 금융산업 발전을 위해 어떤 방안이 최선인지 진지하게 고민해보길 바랍니다.
[보다 자세한 내용 바로 확인] : https://youtu.be/4hUo09WQG0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