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경제가 급격한 엔저 타격에 30년 전 수준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명목 국내총생산(GDP)이 4조 달러(약 5560조원)를 밑돌아 1990년대 버블경제 붕괴 직후로 되돌아가고, 평균 임금도 10년 전만 해도 두 배였던 한국의 평균 임금과 동일한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19일 일본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은 1달러=140엔 환율을 기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전망한 일본의 올해 명목 GDP(553조엔)를 달러로 환산한 결과 3조9000억달러로 계산됐다고 전했다. 일본의 명목 GDP가 4조달러를 밑도는 것은 1992년 이후 30년 만이다. 닛케이는 이를 근거로 (달러 환산 기준) 일본 경제가 1990년대 버블경제 붕괴 직후로 되돌아갔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엔저 현상은 최근 더욱 심화하고 있다. 지난 1월 3일 달러당 115.32엔이었던 달러·엔 환율은 9월 13일 144.58엔을 기록했다. 이와 관련해 닛케이는 “엔화 약세가 계속 진행되면 올해나 내년에 (명목 GDP) 4조달러 붕괴 가능성이 커진다”고 우려했다.
닛케이에 따르면 전 세계 GDP 총합에서 일본의 점유율은 1990년대에 15%를 웃돌았지만, 이제는 4% 남짓으로 줄어들었다. 2012년에는 일본의 명목 GDP 규모가 6조달러를 넘어 독일과 비교해 80% 컸지만, 올해 경제 규모 4위인 독일과 거의 동일할 것으로 전망된다.
엔저 현상은 임금과 일본의 기업 가치에도 타격을 주고 있다. 1달러에 140엔으로 환산 시 일본의 평균 임금은 연 3만달러로, 1990년경으로 되돌아가는 것으로 평가됐다. 닛케이는 “달러화 기준 평균 임금은 한국과 비슷하다. 2011년에는 2배 차이가 났다”고 전했다.
엔저 현상으로 외국인 노동자의 근무지로 일본의 매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외국인이 운용성적 평가에 사용하는 달러화 기준으로 환산한 일본 도쿄증시 벤치마크 닛케이지수 평균은 올해 23% 하락해 연간 하락률로는 금융위기 때인 2008년(42%) 이후 가장 컸다. 해외에서 보기에 일본의 자산이 급감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닛케이는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