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주민욱 영상미디어 기자

지난 7월 21일 서울 남부지법에서 2500억원대 환매 중단 사태를 일으킨 장하원(63·구속) 디스커버리자산운용 대표의 첫 재판이 열렸다. 장 대표는 부실 상태의 미국 온라인투자연계금융(P2P) 대출채권에 투자했음에도 고수익이 보장되는 안전한 투자라고 피해자들을 속여 펀드를 판매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자본시장법 위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펀드는 2019년 4월 환매 중단이 되면서 큰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으나, 장 대표는 올해 6월 구속돼 이제야 재판이 시작되었다.

이 재판이 관심을 끄는 이유 중 하나는 장하원 대표가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친동생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장하성 전 실장은 동생 펀드에 60억원을 투자했다. 여기에 김상조 전 정책실장 역시 4억원을 집어넣었다. 문재인 정부 경제사령탑 두 명이 가입한 것이다. 사모펀드는 가입자별로 원금보장과 수익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그간 이들이 특혜를 받은 것은 아닌지 따져봐야 한다는 의견이 높았다.

지난 8월 2일 서울 서초구 인근 커피숍에서 만난 최창석 디스커버리펀드 사기 피해 대책위원장은 “지난 정권에서 검찰이 너무나 소극적이었다”며 “장하성 정책실장 동생이라 봐준 것이라는 의심이 드는 것은 당연하다”고 했다. 특히 상품을 판매한 기업은행이 당시 “미국이 망하지 않는 한 원금 손실은 없다”고 투자를 권유했는데 “사실은 후순위 채권에 투자하는 위험등급 1등급이었다”고 강조했다. 최 위원장은 “기업은행이 왜 무리를 해가면서 펀드를 팔아줬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 간다”며 “장하성·김상조 전 실장이 어떠한 역할을 하지 않았나 의심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했다.

- 장하원 대표는 왜 이제야 재판이 시작되었나. "2019년 4월 환매 중단으로 약 2500억원의 피해를 입혔는데도 최근에야 구속기소가 됐고 재판도 시작됐다. 장하성 정책실장 동생이라 봐준 것이라는 의심이 드는 것은 당연하다. 지난 정권에서 검찰이 너무나 소극적이었다."

- '디스커버리펀드'에 투자할 때 어떻게 투자 권유를 받았나. "나는 기업은행과 30년을 거래했다. 피해자의 거의 절반이 기업은행의 권유로 디스커버리펀드에 돈을 넣었다. 'VIP에게만 기회를 주는 것'이라고 하더라. 2018년 10월 7억원을 디스커버리펀드에 집어넣었다. 2018년 10월부터 2019년 5월까지 7개월 후 연 3.0%의 이자를 받는 조건이었다. 펀드에 가입한 자금은 6개월 후에 공장 설비와 기계를 구입할 돈이었다. 6개월 후에 설비 투자를 위해 추가 대출도 받아야 하는 입장이어서 기업은행의 펀드 가입 요청을 거절하기 힘들었다. 펀드를 가입할 때 '이 돈은 나중에 기계 구입을 위해 안전하게 운영해야 하는 자금이다. 위험한 투자는 안 된다'고 몇 번씩 강조했다. 그럼에도 은행에서 안전하다고 해서 가입하게 되었다."

- 위험하지 않느냐고 물어보지 않았나. "몇 번에 걸쳐 물어보았다. 은행 측은 '미국이 망하지 않는 한 원금 손실은 없다'고 했다. '미국이 망하는 것 보셨냐'며, '미국 경기가 안 좋아지는 징후가 보이더라도 진짜 안 좋아지기까지 2년 정도 걸리는데, 이 상품은 6개월 단기라 그렇게 될 가능성이 없다'고 했다. 은행은 당시 상품설명서를 보여주며 '부실의 후행성 때문에 설령 손실이 나더라도 원금 상환은 문제가 없다'고 했다. 소액 단기 대출채권의 경우 부실이 발생하더라도 약 2년 후에 반영되기 때문에 설령 금융위기 같은 큰 사건이 발생해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었다. 2007년 금융위기와 같은 사건이 터져도 2년 후에 채권에 반영되기 때문에 걱정이 없다고 하기에 그 말을 믿었다. 대부분의 피해자들이 가입 당시 만 60세 이상 고령자, 주부, 은퇴자들이었다. 이런 분들은 위험한 투자를 절대 선호하지 않는다. 이런 사정을 잘 알고 있는 은행 직원들이 피해자들의 재정 상태를 미리 알고 투자를 유인했다."

- 투자수익률이 3%에 불과한데 이 정도 수익을 노린다면 다른 안전한 투자도 많지 않은가. 굳이 사모펀드에 가입한 이유가 뭔가. "이것이 사모펀드인지도 몰랐다. 사모펀드는 '하이리스크' 아닌가. 만일 사모펀드라는 것을 알았으면 가입하지 않았을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디스커버리펀드 가입자들은 대부분 안전한 투자를 선호하는 사람들이었다. 노후자금, 회사 운용자금을 위험한 곳에 투자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 미국 소상공인에게 대출하는 상품이고 만기 이자가 3%라는 말만 했다. 가입 당시 은행 예금 이자가 2% 초반이었다. 내 상식으로 은행 예금 이자보다 1% 정도 더 주는 상품이라면 위험이 매우 적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수익률이 더 높았으면 투자하지 않았을 것이다."

- 어느 정도 피해를 보았나. "2020년 3월 피해자 대책위가 구성된 이후, 4월에 기업은행 본점에서 집회를 두 차례 열었다. 기업은행은 책임을 인정하고 그해 6월 펀드 원금 기준으로 50%를 선 가지급했다. 선 가지급이란 펀드를 담보로 대출해주는 형식이었다. 이후 미국 법정관리인으로부터 일부 회수한 자금으로 다시 15~16%를 선 가지급금에서 공제하는 방식으로 상계처리했다. 따지고 보면 아직 85% 이상 손실이 나서 돌려받지 못했다고 봐야 한다."

- 은행이 투자를 권유할 때 '장하성 동생 장하원이 운영하는 회사'라며 투자를 권유했나. "장하성 동생이 운용하는 펀드라는 것을 듣고 투자한 사람도 많다. 장하성 정책실장은 문재인 정권 실세 아니었나. 여기에 장하성도 투자했다며 투자를 권유받기도 했다. 장하성 정책실장은 대한민국 최고의 펀드 전문가이기도 한데 그가 60억원을 이곳에 투자했다면 거의 전 재산을 집어넣은 것 아닌가. 지금 생각해도 이상하다. 그의 후임 김상조 정책실장도 디스커버리에 투자했다. 문재인 정부 정책실장 둘이 투자한 펀드다. 정권 실세가 뒤에 있다는 것이 소문이 나서 투자 유치 흥행이 가능했다. 장하성·김상조 전 정책실장이 가입한 펀드 내용은 아직까지 밝혀진 것이 없다. 특혜를 준 것은 아닌지 의심이 간다. 그들이 왜 그 펀드에 가입했는지 스스로 밝혀야 한다."

- 장하성·김상조 전 정책실장이 펀드 판매 과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생각하나. "기업은행과 디스커버리자산운용사 둘 중 누가 갑인가.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을 믿고 돈을 맡길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기업은행이 투자를 권유했으니 은행을 믿고 가입한 사람이 대다수다. 기업은행은 국책은행으로 사실상 나라가 운영하는 은행이다. 시중은행은 불안하다고 기업은행을 신뢰하는 경우도 많다. 기업은행이 무리를 해가면서 왜 디스커버리펀드를 팔아줬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 간다. 더욱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펀드를 팔면 가져가는 판매 보수가 기업은행은 0.5~0.7%인데, 디스커버리는 0.6~1%로 더 많았다. 별로 돌아오는 수익도 없고, 결국 디스커버리만 돈 벌게 해주는 일에 왜 국책은행이 적극 나섰는지 모르겠다. 장하성·김상조 전 실장이 어떠한 역할을 하지 않았나 의심이 생길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이것은 합리적 의심이 아닌가. 왜 이러한 의심에 대해 수사기관은 아무 말이 없나."

- 결국 디스커버리펀드가 장하성·김상조 전 실장 같은 전문가들이 가입할 정도로 좋은 상품이었는지 궁금하다. "나중에 밝혀진 것이지만 매우 위험한 펀드였다. 위험등급 1등급이었다. 연 3% 확정금리를 강조했으나 후순위 채권에 투자했기 때문에 처음부터 위험했다. 이러한 위험은 투자 가입 당시 제대로 설명이 되지 않았다."

- 기업은행도 디스커버리펀드가 위험하다는 것을 모르고 판매한 것은 아닌가. “기업은행은 자체 리스크 검토를 통해 이미 ‘원금손실 발생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객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리지 않았다.”

▷더 많은 기사는 주간조선에서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