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 2021.4.6/뉴스1

최근 은퇴를 선언한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이 ‘차명 투자’ 의혹을 받고 있는 것으로 29일 알려졌다. 강 회장이 대주주로 있는 다른 회사에 개인 자금을 대여해준 뒤 법인 명의로 운용했다는 것이다. 강 회장은 이에 대해 “개인 돈을 회사에 빌려준 일은 있지만 이미 모두 돌려받았고, 차명 투자 목적이 아니다”라고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강 회장은 1세대 펀드매니저로 존 리 전 메리츠자산운용 대표와 함께 국내 가치투자의 대표적 인물로 꼽힌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작년 11월 에셋플러스자산운용에 대한 정기검사에서 강 회장의 차명투자 의혹을 포착하고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강 회장이 본인이 1대 주주, 딸이 2대 주주로 있는 공유 오피스 업체 A사에 자신의 개인 자금을 대여해준 뒤 법인 명의로 자산을 운용했다고 보고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강방천 “투자수익 내게 귀속 안 돼” 의혹 부인

증권사나 자산운용사 임직원은 본인 돈으로 금융상품에 투자하는 ‘자기 매매’를 할 경우, 매매 거래 규모와 횟수가 제한되는 등 여러가지 규제를 받는다. 고객의 돈을 위탁받아 거래를 하는 입장에서 본인의 거래가 고객의 투자에 불리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강 회장의 자금 대여가 이런 규제를 피해가려는 목적이라고 의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날 금융투자업계에는 강 회장이 경영에서 물러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그는 다음달 열리는 임시 이사회와 주주총회에서 등기이사, 회장직을 내려놓기로 했다.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홈페이지에 올라온 강 회장 공개서신엔 ‘23년간 에셋플러스에서 맡았던 소임을 다하고 떠나고자 한다. 어려운 시기에 함께하지 못해 죄송스럽고 미안한 마음이 크다’는 내용이 담겼다.

강 회장은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강 회장은 본지 통화에서 “재작년쯤 딸이 운영하는 A사에 개인 돈 50억원을 빌려준 것이고, 법정 이자율(4.6%)에 따른 원리금 전액을 작년에 모두 회수했다”며 “불법적인 차명 투자가 전혀 아니다”라고 했다. 강 회장은 이번 은퇴 선언도 금감원 조사와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또 “차명 투자라면 투자로 인한 손익이 나 개인에게 귀속돼야 하지만, 이 건은 법인인 A사에게 귀속되게 돼 있어 금감원의 논리는 법적으로 무리가 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A사는 공유 오피스 회사로 업종 특성상 시설 비용과 인건비가 많이 들어가는데, 만약 차명 투자 의도가 있었다고 한다면 굳이 이렇게 비효율적인 방식으로 할 이유도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