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새벽 끝난 월가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1.82% 상승한 3만3544.34에 마감했습니다. S&P500은 2.14% 오른 4262.45를 기록했습니다. 나스닥은 2.92% 상승한 1만2948.62에 마감했습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유(WTI) 가격은 6.4% 떨어진 배럴당 96.44달러에 거래됐습니다. 2주일여만에 배럴당 100달러 아래로 떨어진 것입니다.

오전 8시 유튜브를 통해 생방송 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오늘의 월스트리트 세 가지 포인트로 ‘월가와 유가, 시소타기’, ‘3월 FOMC서 챙길 세 가지’, ‘첫 금리 인상 후 주가는’을 꼽았습니다.

미국 연준은 내일 금리 인상을 발표할 것으로 보입니다. 2015~2018년 금리 인상기 이후 첫 금리 인상입니다.

월가의 관심사는 첫 금리 인상 후 주가가 어떻게 움직였는지 입니다. LPL파이낸셜이 1980년 이후 8번의 금리 인상기 주가지수를 따져 봤더니 첫 금리 인상 3개월 후 평균 2.7% 상승했고, 6개월 후에는 7.5% 상승, 1년 후에는 10.8% 상승을 기록했습니다. 방송에서 자세한 분석과 앞으로 전망을 알아 봅니다.

조선일보가 마련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경제부 차장이자 경제학 박사인 방현철 기자가 글로벌 경제의 신호등이자 알람 시계 역할을 하는 월스트리트의 시황을 증시 전문가들과 함께 매일 오전 8시 세 가지 포인트로 정리해서 전해 드리는 유튜브 방송입니다. 함께 즐겨 주시고 ‘좋아요’ ‘구독’ 부탁드립니다.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

◇ 월가와 유가, 시소타기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이하로 떨어지면서 월가에선 3대 지수가 모두 올랐습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월가 주가는 유가 움직임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15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입회장에 마련된 부스에서 트레이더들이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이날 뉴욕증시는 치솟는 유가와 인플레이션 공포가 상당 부분 진정된 데 힘입어 큰 폭으로 반등했다. /AP 연합뉴스

15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유(WTI)는 6.4% 급락한 배럴당 96.44달러에 거래됐습니다. 종가 기준으로 배럴당 100달러 아래로 떨어진 것은 2월28일 이후 처음입니다. WTI는 지난 주 130.05달러로 14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랐는데, 고점에서 26% 가까이 하락한 것입니다. 급등세를 보이던 원유 가격이 오히려 고점 대비 20% 이상 떨어지는 ‘베어마켓(약세장)’ 국면에 진입한 것입니다.

이날 유가 하락에는 세 가지 요인이 겹첬습니다. 중국에서는 코로나 확산으로 봉쇄가 확대되면서 원유 수요가 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제로 코로나 정책’을 실시하고 있는 중국에선 코로나 확진자가 늘자 ‘중국판 실리콘밸리’인 선전시 등 주요 도시들이 봉쇄에 들어갔습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협상을 진행하고 있어 협상 타결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갈등이 원유 소비를 축소시킬 수 있다고 전망한 것도 유가 하락에 영향을 줬습니다.

이날 발표된 2월 미국의 생산자물가는 전년 대비 10%가 올랐습니다. 전달 대비로는 0.8% 상승했습니다. 1월 생산자물가 상승률은 기존 전년 대비 9.7%에서 10%로 수정됐고, 전달 대비는 1.0%에서 1.2% 상승으로 수정됐습니다. 생산자물가를 현재 기준으로 집계하기 시작한 2009년 이후 2개월 연속 역대 최고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입니다. 다만 월가 전망인 전달 대비 0.9% 상승보다는 다소 낮습니다.

생산자물가는 2~3개월 후에 소비자물가에 반영됩니다. 소비자물가가 정점을 찍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앞서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또 한 해 매우 불편하게 높은 인플레를 보게 될 가능성이 높다”며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습니다.

한편 펀드매니저들 사이에서는 경기 침체 우려가 높아지면서 올해 증시가 베어마켓(약세장)에 진입할 것이라고 보는 견해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날 나온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월례 펀드 매니저 조사에 따르면, 펀드매니저들의 60%가 증시가 베어마켓에 진입할 것이라고 대답했습니다. 이 비율은 2월 조사에서는 34%였는데, 한 달 사이에 확 늘어난 것입니다.

펀드매니저들의 60%가 올해 미국 증시가 베어마켓(약세장)에 진입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자료=뱅크오브아메리카

스태그플레이션을 전망하는 펀드매니저들은 62%에 달했습니다. 이는 2008년 9월 이후에 가장 높은 비중입니다. 2월 조사에서는 30% 정도였습니다.

반면 경기 붐을 전망하는 펀드매니저는 2월의 65%에서 3월 35%로 급감했습니다.

펀드매니저들은 연준이 증시를 살리기 위해 움직이게 되는 주가 수준을 S&P500 기준으로 3636을 봤습니다. 현재보다 15%는 더 떨어져야 미 연준이 증시를 신경 쓸 것이라고 보는 것입니다.

펀드매니저들의 현금 비중은 6%로 코로나 팬데믹 초기였던 2020년 4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랐습니다. 펀드매니저들은 주식 비중은 줄이고 원자재 투자 비중을 늘리는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번 조사에는 5~10일 229명의 펀드 매니저들이 응답했습니다. 이들이 운용하는 자산은 1조 달러 정도 됩니다.

하지만 이날 월가의 대표적인 낙관론자인 JP모건의 전략가 마르코 콜라노빅은 투자자 노트에서 “우리는 위험 선호적인 스탠스를 유지할 것이고, 침체에 빠진다는 것이나 베어 마켓에 들어간다는 것은 믿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 3월 FOMC서 챙길 세 가지

한국 시간으로 17일 새벽 미 연준의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회의 결과를 발표합니다. 한국 시간으로는 17일 오전 3시에 회의 결과 성명서가 나오고 오전 3시30분에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의 기자 회견이 시작됩니다.

0.25% 포인트의 금리 인상은 기정 사실화 돼 있기 때문에 중요한 포인트는 아닙니다.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 워치 툴’에 따르면 15일 현재 3월 금리 인상 확률은 100%. 0.25% 인상이 96.3%이고, 0.5% 포인트 인상이 3.7%입니다. 오히려 3월 FOMC에서는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향후 긴축 정책 전망에 대한 힌트를 주는 지 주목해야 합니다.

지난 3일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워싱턴에서 열린 상원 은행위원회 에서 통화정책을 설명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첫째, 향후 금리 인상 전망입니다. 이는 회의 참석자들의 금리 전망을 모은 ‘점도표(dot plot)’로 가늠할 수 있습니다.

우선 기존에 나온 점도표를 복습해 보겠습니다. 12월 FOMC 후 나온 점도표에서 연준 위원들의 올해 말 금리 전망의 중간값이 연 0.9%로 나왔습니다. 제로(0)금리에서 0.25%포인트씩 금리를 올린다면 3차례의 금리 인상을 전망한 것입니다. 2023년 말 금리 전망 연 1.6%로, 이를 같은 방식으로 따지면 2023년에도 3차례의 금리 인상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2024년 말에는 기준 금리가 연 2.1%에 다다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2024년에 2차례 금리 인상 신호를 보낸 것입니다.

이런 식이면 3월 FOMC 후에 나오는 점도표에서 올해 말 금리 전망 중간값이 연 1.75%가 나오면 7차례 금리 인상을 전망한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월가에선 올해 7차례 금리 인상을 내다보는 의견이 다수입니다. 골드만삭스, JP모건, 뱅크오브아메리카 등이 0.25%포인트씩 7차례 금리 인상을 전망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LPL파이낸셜이 집계한 바에 따르면, 과거 한 해에 7차례 금리 인상은 흔하지 않은 경우입니다. 가장 최근에는 2005년 8차례 인상이 있었습니다.

연도별 금리 인상 횟수. /자료=LPL파이낸셜

둘째, 5월 FOMC에서 ‘빅스텝’ 가능성입니다.

파월 의장은 이달 초 의회에서 “인플레이션이 더 높아지거나 지속적으로 높아진다면, 어느 한 회의나 여러 번의 회의에서 금리를 25bp보다 공격적으로 움직일 준비가 되어 있다”고 했습니다. 첫 금리 인상은 0.25%포인트로 하더라도, 금리 인상 속도를 가속화할 가능성을 열어 놓은 것입니다.

다만 금리 인상은 경제에 고통을 주는 일이기 때문에 사전에 예고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5월에 ‘빅스텝’ 인상을 한다면 3월에 예고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물론 회의 사이에 다른 발언 기회를 이용해서 예고할 수도 있습니다.

월가에서는 연준의 물가 전망을 보면 ‘빅스텝’의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말도 나옵니다. 12월 FOMC에서 나온 연준의 올해 물가 전망은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기준으로 2.7%였습니다. 그런데 2월 근원 PCE 물가 상승률은 5.2%로 이보다 훨씬 높습니다. 이번에 연준이 올해 물가 전망을 수정하면서 4% 이상으로 높게 전망한다면 금리 인상 속도를 가속화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해석할 수도 있겠습니다.

셋째, 양적긴축 시간표입니다.

파월 의장은 앞서 의회에서 양적긴축을 어떤 속도로 진행할지는 이달 FOMC에서 논의해서 결정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때문에 이번에 양적긴축의 시간표도 나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양적긴축은 ‘미세조정’을 한다는 의미도 있지만, 긴축 강도가 더 강해진다는 식으로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양적완화로 9조 달러 수준까지 불어난 연준의 대차대조표를 축소하는 것입니다. 월가에서는 여름 전에 시작하고 매달 1000억 달러씩 연준의 채권 보유를 줄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부동산 관련 채권인 모기지담보증권(MBS)부터 축소할 가능성이 큽니다.

구체적인 양적긴축 시간표에 따라 월가 주가도 춤을 출 수 있으니 잘 챙겨봐야 합니다.

◇ 첫 금리 인상 후 주가는

이번 금리 인상은 바로 직전인 2015~2018년 금리 인상기 이후 첫 금리 인상이고, 2020년 코로나 팬데믹이 확산된 이후로도 첫 금리 인상입니다.

월가의 관심사는 첫 금리 인상 후 주가는 어떻게 움직였는지 입니다.

바로 직전 금리 인상기의 첫 금리 인상인 2015년 말 이후 2016년 2월까지 월가 증시에는 매도세가 강하게 나타났습니다. 연준이 성급하게 금리 인상에 나선다는 말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따져보면 2015년 12월16일 첫 금리 인상 이후 3개월 동안 S&P500은 1.1% 하락하는 데 그쳤습니다. 6개월 후에는 0.1% 상승을 기록했고, 1년 뒤에는 9.1% 상승세를 기록했습니다.

2004~2006년 금리 인상기나 1999~2000년 금리 인상기도 첫 3개월은 하락했지만, 6개월 후나 1년 뒤에는 모두 상승세를 기록했습니다.

LPL파이낸셜이 1980년 이후 8번의 금리 인상기 때 주가를 따져 봤더니 첫 금리 인상 후 3개월 때는 평균 2.7% 상승했고, 6개월 후에는 7.5% 상승, 1년 후에는 10.8% 상승을 기록했습니다. 8차례 전부 1년 뒤에는 상승세를 기록했습니다.

금리인상기 때 첫 금리 인상 이후 S&P500 지수 추이 비교. /자료=LPL파이낸셜

과거 사례를 보면 금리 인상이 주가 하락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다만 이번에는 유가 상승이 겹칠 수 있어서 주가 상승에 걸림돌이 될 수 있습니다. 소위 인플레와 경기침체가 겹치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나오는 것입니다. 또 11월 미국의 중간선거도 주가 상승을 제한할 수 있습니다. 중간선거는 대통령 임기 중에 실시되는 상하원 의원 선거를 가리킵니다. 통상 중간선거가 있는 해 초반에는 선거 결과와 이후 정책 변화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주가 상승률이 제한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LPL파이낸셜에 따르면, 1950년 이후 중간선거가 있는 해에는 연중에 주가가 평균 17% 하락하는 추세를 보였습니다.

한편 금리 인상기 때 주목을 받았던 업종도 따져 볼 수 있습니다. 스트라테가스증권 분석에 따르면, 1990년 이후 4번의 금리 인상기 때 첫 금리 인상이 있던 해에 많이 올랐던 업종은 의외로 기술 업종이었습니다.  상승률이 평균 20.6%에 달했습니다. 그 뒤를 부동산(12.0%), 에너지(11.9%), 헬스케어(9.7%), 유틸리티(8.3%) 등이 이었습니다. 이 5개 업종이 S&P500의 평균 상승률인 7.8%를 넘어서는 수익률을 보여줬습니다.

1990년 이후 금리 인상 첫 해 업종별 주가 상승률. /자료=스트라테가스증권, 블룸버그

이제 월스트리트의 세 가지 포인트를 한줄평으로 요약해 보겠습니다. 첫째, 월가 주가가 유가 움직임에 따라 강한 출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원자재 가격은 기업 실적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유가의 움직임이 큰 만큼 주가가 요동칠 리스크에도 유의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둘째, 미국이 코로나 이후 첫 금리 인상 초읽기에 들어갔습니다. 월가에선 당장의 금리 인상 보다는 앞으로 긴축 정책 방향에 관심이 더 많습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 FOMC에서 어떤 힌트를 줄 지 귀 기울여 봐야 하겠습니다. 셋째, 과거 금리 인상이 시작되고 나서 주가가 좋은 흐름을 보인 적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증시에서는 과거가 미래를 담보해 주지는 않습니다. 현재 위험 요인도 잘 점검하고 투자 전략을 세우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