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새벽 끝난 월가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0.59% 상승해 3만6799.65에 마감했습니다. 다우는 새해 들어 이틀째 사상 최고 기록입니다. S&P500은 0.06% 떨어진 4793.54을 기록했습니다. 나스닥은 1.33% 하락한 1만5622.72에 마감했습니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이날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0.03%포인트 오른 연 1.66%를 기록했습니다.

오전 8시 유튜브를 통해 생방송 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오늘의 월스트리트 세 가지 포인트로 ‘다우는 사상 최고치 행진’, ‘테크주 옥석 가리기’, ‘가격 결정력 센 기업’을 꼽았습니다.

이날 방송에는 KB증권 김세환 해외주식 포트폴리오팀장이 출연해 가장 주목받는 주식을 추천했습니다. 가격 결정력이 높은 기업들인데요.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20% 이상이고, 업종 평균 대비 높은 매출총이익률을 올리면서, 최근 가격을 올렸는데도 매출이 증가하는 것 등이 특징입니다. 대표적인 기업이 나이키와 디즈니라고 했습니다. 방송에서 자세한 분석 내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조선일보가 마련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경제부 차장이자 경제학 박사인 방현철 기자가 글로벌 경제의 신호등이자 알람 시계 역할을 하는 월스트리트의 시황을 증시 전문가들과 함께 매일 오전 8시 세 가지 포인트로 정리해서 전해 드리는 유튜브 방송입니다. 함께 즐겨 주시고 ‘좋아요’ ‘구독’ 부탁드립니다.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

◇ 다우는 사상 최고치 행진

다우 지수는 새해 들어 이틀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작년 성탄절 이후 산타랠리를 누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새해 첫 거래일에 애플과 테슬라가 기운 차게 이끌면서 상승세를 보였던 테크주 중심의 나스닥은 이날 1% 이상 떨어졌습니다.

이날 나스닥과 기술주의 하락은 금리 상승세의 영향으로 해석됩니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날 한 달 여 만에 연 1.6% 대에 진입한 데 이어 이날에는 전날보다 0.03% 포인트 올라 연 1.66%를 기록했습니다. 시장 금리가 추세적으로 상승세로 방향을 잡는다면 기술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이날 미 노동부에 따르면, 11월 퇴직자가 전달보다 37만명 늘어난 450만명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이에 따라 임금발 인플레이션이 강해지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면서 금리 상승세를 자극했습니다.  애틀랜타연방준비은행 조사에 따르면 작년 8~10월 이직을 했던 경우에는 임금 상승률이 5.1%였지만, 자리를 유지했던 경우에는 임금 상승률이 3.7%였습니다. 더 많은 임금을 받기 위해 퇴직하고 자리를 옮기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오는 것입니다.

최근 10년간 미국의 월별 퇴직 추이. /자료=미 연준

또 이날 연준 내에서 비둘기파적인 성향이 가장 강한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에세이를 통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자신은 올해 2차례 금리 인상 의사를 표시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상황 등을 감안할 때 채권 시장에서는 조기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 워치 툴에 따르면 올해 3월 미 연준이 금리를 올릴 확률은 63.2%까지 올라갔습니다. 한 달 전에는 이 확률이 27.1%였습니다.

미국에서 오미크론 우려는 지속되고 있습니다. 존스홉킨스대학 집계에 따르면 3일 미국의 하루 확진자는 108만2549명으로 100만명을 넘었습니다. 7일 평균은 48만명 수준입니다. 이날 월례 회의를 가진 석유 수출국들의 모임인 OPEC+는 2월에도 원유 증산량을 하루 40만 배럴로 기존과 같이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KB증권의 김세환 해외주식 포트폴리오팀장과 함께 올해 미국 주식에 투자해야 할 이유를 알아 보겠습니다.

첫째, 미국은 성장과 주주환원(분배)를 통해 자기자본 이익률이 계속 상승하고 있는 시장입니다. 지난 10년 동안 보면 미국 시장의 총 주주환원율은 89%로 미국 제외 선진국(69%), 신흥국(38%), 중국(31%), 한국(28%)보다 높게 나타났습니다.

국가별 총 주주환원율 비교. /자료=KB증권

둘째, 자사주 매입으로 주당 순이익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S&P500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과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은 밀접한 관계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특히 대형 기술주들의 경우에는 성숙기에 접어 들면서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당 순이익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2020년 기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페이스북의 자사주 매입이 전체의 25%를 차지했습니다.

셋째, 주가 수익률은 미국이 가장 좋습니다. 5년 주가 수익률을 보면 미국이 142%로 미국 제외 선진국(63%), 신흥국(56%), 중국(26%), 한국(60%)를 상회하고 있습니다.

◇ 테크주 옥석 가리기

올해 금리 상승을 견딜 수 있는 테크주를 찾아 봐야 하겠습니다. KB증권이 꼽은 올해 미국 유망 종목 10선을 중심으로 알아 보겠습니다.

KB증권은 시장 점유율이 높고, 매출 마진이 업종 평균을 상회하면서 가격을 올려도 매출액이 증가하는 기업을 찾아 봤습니다.

우선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애플입니다. 지난 3일 애플은 장중에 세계 기업 중에서는 처음으로 시가총액 3조 달러를 넘었습니다. 다만 이날은 1.3% 하락해서 전날에 이어 시총 3조 달러를 종가에 넘기는 것은 실패했습니다.

미국 뉴욕 맨해튼 그랜드 센트럴 터미널에 있는 애플스토어의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애플의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54%, 매출 총이익률은 43%입니다. S&P500의 매출 총이익률 평균 39%와 비교하면 높습니다. 마진이 시장 평균을 상회하는 것입니다. 향후 고사양 아이폰 판매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고, 앱스토어 수수료도 30%를 유지하면서 실적이 꾸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서비스와 웨어러블 사업도 성장세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주목됩니다. 다용도 IT 인프라 소프트웨어 시장의 점유율이 55%입니다. 올해 3월부터 오피스 365의 가격을 25% 인상할 계획인데, 매출 마진도 개선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반도체 업체인 AMD는 글로벌 시장에서 다용도 반도체 시장의 점유율이 25%입니다. 지속적인 신제품 개발을 통해 매출과 매출 마진이 증가할 전망입니다. 차세대 칩인 라이젠 5000 시리즈의 가격을 15% 올렸으며, 매출 마진은 47.5%로 전년보다 3.6% 증가했습니다.

AMD가 생산한 반도체에 AMD 로고가 새겨져 있다. /EPA 연합뉴스

반도체 기업 퀄컴은 기타 통신 반도체 시장 점유율이 글로벌 기준으로 92%나 됩니다. 2분기 매출총이익률이 58.4%로 반도체 기업 평균인 53.8%를 넘어섰습니다. 신규 모바일 플랫폼 가격을 기존보다 100달러 이상 높인 250달러에 출시했음에도 매출은 증가했습니다.

브로드컴은 글로벌 RF 아날로그 및 혼합 신호 반도체 시장 점유율이 86%입니다. 매출 마진은 55%로 역시 반도체 기업 평균보다 높습니다.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으로 인해 가격 결정력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엔비디아는 글로벌 비디오 멀티미디어 반도체 시장 점유율 80%입니다. 2분기 매출총이익률은 65%에 달합니다. 높은 점유율과 신규 개발에서 나오는 성장력이 높은 가격 결정력의 요인으로 분석됩니다.

키사이트 테크놀로지스는 통신 측정 및 진단기기 시장 점유율 61%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매출 마진은 63%로 전년 대비 3.2%포인트 증가했습니다. 글로벌 5G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수혜를 기대합니다.

◇ 가격 결정력 센 기업

테크주 이외의 섹터에서도 역시 올해는 가격 결정력이 높은 기업에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올해는 인플레이션과 공급망 병목으로 현상으로 기업들의 매출과 마진이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나 가격 결정력이 높은 기업은 이런 리스크를 상쇄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월가의 ‘빅 하우스’인 골드만삭스는 올해 임금이 올라서 마진이 줄어들 가능성이 큰 기업들에 대한 투자는 피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올해는 작년보다 경제 성장이 더뎌지면서 매출보다는 마진과 이익이 기업 주가에 더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임금 상승으로 마진 압박을 받을 수 있는 기업은 피하라는 것입니다.

미국 LA의 한 패스트푸드 체인 앞에 내걸린 구인 공고. /AFP 연합뉴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작년 3분기 미 고용비용지수(ECI)는 전 분기대비 1.3%가 늘면서 2001년 이후 20년만에 가장 증가세가 가팔랐습니다. 고용비용은 임금에 각종 복리 후생도 포함한 개념입니다. 그런데 가격 결정력이 강한 기업들은 고용 비용이 올라도 소비자들에게 가격으로 전가할 수 있어서 마진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KB증권은 시장 점유율이 20% 이상이고 업종 평균 대비 높은 매출총이익률을 올리면서 최근 가격을 올렸는데도 매출이 증가하는 기업으로 올해 가격 결정력이 높은 기업들을 꼽았습니다. 이는 테크주에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입니다.

운동화 제조 업체 나이키는 글로벌 스포츠 운동화 제조 시장 점유율이 49%에 달합니다. 2분기 매출총이익률은 47.1%로 소비재기업 평균 32.1%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나이키는 정가 판매 정책과 더불어 제품 가격을 높이고 있는데도 매출 마진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최근 2분기 정가 판매가 매출의 65%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미국 LA에 있는 한 나이키 매장의 모습. /AFP 연합뉴스

미디어, 종합 엔터테인먼트 업체인 월트디즈니는 미국 케이블TV와 방송 네트워크 시장의 점유율이 32%입니다. 2분기 매출 마진은 27%입니다. 월트디즈니는 캘리포니아에 있는 디즈니랜드의 입장권 가격을 3~8%, 주차비는 20% 인상할 계획입니다.

가격을 올렸는데도 영업이익이 증가하는 프랜차이즈도 있습니다. 멕시코 음식점 체인인 치폴레는 인플레이션에 대응해서 메뉴 가격을 인상했는데도, 3분기 영업마진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4.6%포인트 증가한 20.3%를 기록했습니다. 3분기 매장수는 2892개로 전년 대비 182개가 늘었습니다. 동일 매장 매출은 전년 대비 15.1% 증가했습니다. 치폴레 같은 경우는 임금 상승을 가격 인상으로 무마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이제 월스트리트의 세 가지 포인트를 한줄평으로 요약해 보겠습니다. 첫째, 금리 상승 우려에 테크주들이 한 방 맞았습니다. 테크주들은 긴 기간에 걸쳐 투자금이 회수될 것이란 기대가 있어서 금리가 오르면 주식 가치가 떨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올해 미 연준이 세 차례 금리 인상 신호를 준 만큼 금리 추이도 챙겨봐야 하겠습니다. 둘째, 테크주라도 시장 점유율이 높고 실적이 꾸준히 나오면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인플레나 금리 상승의 영향을 넘어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월가와 국내 증권사들이 미리 분석을 해 놓은 자료들이 많으니, 투자에 활용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셋째, 미국에서 임금 상승 기대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임금이 오르면 기업의 비용이 늘어 실적에 악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가격 결정력이 센 기업에 주목하라는 조언이 많습니다. 자신의 투자 꾸러미를 점검해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