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제12회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에서 폴 아이트르하임 에퀴노르 부사장이 온라인 화상으로 연결돼 박희정 엑세스커뮤니케이션 상무와 대담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개최된 제12회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ALC)에서 미래 에너지 사업에 대한 날카로운 전망을 들려준 ‘친환경적인 미래: 신재생 에너지로의 전환’ 세션이 큰 관심을 모았다. 특히 갈수록 주목받고 있는 글로벌 재생에너지 사업의 추세를 날카롭게 분석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날 세션은 폴 아이트르하임 에퀴노르 부사장이 연사로 나섰으며 박희정 엑세스커뮤니케이션 상무가 모더레이터를 맡았다. 에퀴노르(CEO 앤더스 오페달)는 글로벌 에너지 전환을 선도하는 노르웨이 국영 기업이다. 전 세계 30여 개국에 진출해 석유, 가스, 풍력, 태양광 에너지를 개발•공급한다. 세계 최대의 해양 개발 기업으로 탄소 포집 및 저장 기술 분야에서 전 세계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1972년 설립돼 노르웨이 스타방에르에 본사를 두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 2019년 울산시와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단지를 조성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널리 알려졌다.

아이트르하임 부사장은 에퀴노르에서 신재생에너지 부문 부사장을 맡고 있다. 30년 가까이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서 일하며 관련 사업 변화를 꿰뚫고 있는 전문가 중 한 명으로 꼽힌다. 그는 이날 세션에서 “전 세계는 역사상 가장 큰 에너지 전환에 직면해 있다”며 “2050년까지 세계가 탄소 제로에 도달하려면 재생 에너지 전환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코로나 이후 일상적 에너지 소비 형태에도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코로나 이전부터 진행돼온 사물의 전기화(electrification)가 더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코로나 사태로 경제적 타격이 심한 가운데에서도 풍력과 태양광 에너지 소비가 18~20% 증가한 점을 사례로 들었다. 그는 “저만해도 코로나 이전에는 연중 120일을 출장 다녔으나 앞으로는 그럴 일이 없을 것”이라며 “코로나 시대에 사용이 증가한 디지털 기기와 이를 활용한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코로나 후에도 이어지며 에너지 수요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에너지 사업에서 가장 주목받는 분야는 부유식 해상 풍력 개발이다. 부유식 해상 풍력 터빈은 해수면에 뜨도록 설계돼 바람이 강하면서 지속적으로 부는 원거리 바다에도 설치 운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수심 제약이 없어 최적지 선택의 폭이 넓어 풍력 자원을 활용하는 동시에 개발에 따른 갈등도 줄일 수 있다. 에퀴노르는 부유식 해상풍력개발에서 가장 앞서가고 있다. 2009년 세계 최초의 부유식 해상풍력 시범단지(2.3MW)를 노르웨이에 지었으며, 2017년 스코틀랜드에 세계 최초의 상용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단지 ‘하이윈드 스코틀랜드(Hywind Scotland, 30MW)’를 개발해 운영 중이다. 세계 최대 부유식 해상풍력 단지가 될 ‘하이윈드 탐펜’(Hywind Tampen, 88MW)도 노르웨이 연안에 구축하고 있다.

울산시 제공 지난 2019년 5월 3일 울산시청에서 송철호 울산시장(왼쪽)과 노르웨이 에너지 기업 에퀴노르의 스테판 불 선임 부사장이 울산 앞바다에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단지를 조성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웃고 있다.


아이트르하임 부사장은 “석유•가스와 재생에너지의 큰 차이는 현지 시장에 대한 기여도에 달렸다”고 짚었다. 석유나 LNG는 특정 지역에서 발굴돼 다른 시장으로 이동•판매된다. 반면 재생에너지는 생산과 제공이 같은 지역에서 이뤄진다.

아이트르하임 부사장은 “재생에너지 사업은 한국에서도 일자리 창출을 통해 지역 경제 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에퀴노르는 2014년 한국 법인을 설립한 후 국내 조선업계와 지속적으로 협업해왔다. 국내 공급 업체들과 협업해 대규모 해양 플랫폼과 선박 건설을 지원했다.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 등과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에퀴노르의 두 해상풍력 단지인 하이윈드 스코틀랜드와 하이윈드 탐펜이 혹독한 기상 조건으로 유명한 북해에 있어 관련 사업에 대한 탁월한 노하우를 축적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이트르하임 부사장은 “재생에너지는 향후 중공업, 해상운송, 항공 등 분야에서 특히 성장 가능성이 크다”며 “에퀴노르의 노하우는 한국 자연환경에 적합한 하부 구조 설계를 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에퀴노르의 사업 전망에 대해서는 “2030년까지 설치된 재생 에너지 용량을 최대 16 GW까지 더 늘릴 것으로 예상한다”며 “육상 재생에너지와 해상 풍력 에너지 사이의 균형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