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들어 해운 산업을 재건하겠다며 만든 공공기관인 한국해양진흥공사의 일부 직원이 직무와 관련된 HMM(옛 현대상선)의 주식에 투자했다가 해양수산부 감사에 적발됐다. 해양진흥공사는 국내 최대 해운사인 HMM의 3대 주주다. ‘LH 사태’처럼 일부 직원이 내부 정보를 활용해 투기를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27일 해양수산부와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등에 따르면, 해수부는 최근 해양진흥공사에 대해 감사를 벌여 HMM 주식에 투자해 차익을 얻은 사실이 적발된 직원 1명을 수사 의뢰하고 10여 명을 징계 조치하도록 했다.

해수부가 경찰에 수사 의뢰한 직원은 HMM 관련 업무를 맡은 실무 직원으로 HMM 주식에 투자해 2억원 가까운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만년 적자 기업이던 HMM은 지난해 흑자 전환에 성공한 데 이어 올 1분기 영업이익 1조193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1년 전 4000원 수준이던 주가도 치솟아 지금은 5만원이 넘는다.

나머지 직원들은 HMM 관련 업무를 맡고 있지 않은 데다 투자액·수익이 적어 주의·경고 등 경징계 조치를 하도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본시장법상 해양진흥공사 직원들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직무와 관련된 해운사 주식에 투자하면 안된다. 해당 직원들은 내부 정보를 활용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 출범한 해양진흥공사는 해운사들에 대한 투자와 보증 등 금융 지원 업무를 한다. 임직원은 156명이며, 정규직 직원의 평균 연봉은 7000만원이 넘는다.

민주당 부산시당 공천관리위원장 출신인 황호선 부경대 명예교수가 사장을 맡고 있다. 최근 후임 사장을 뽑기 위한 공모 절차를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