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에 다니는 회사원 A씨는 지난해 종합부동산세 분납 신청을 했다. 종부세가 너무 올라서 대기업 한달 월급으로도 감당하기 어려운 지경이 됐기 때문이다. 종부세가 250만원을 넘는 사람은 분납을 신청해 6개월까지 세금을 나눠 낼 수 있다.
A씨는 경기 의왕에 살다가 2017년 직장 때문에 서울 강서구에 아파트 한 채를 구입해 2주택자가 됐다. 그런데 2018년부터 집값이 급등하고 의왕이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되면서 종부세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2019년 340만원이던 A씨의 종부세는 지난해 708만원이 됐다. 올해는 2000만원 이상을 내야 한다.
최근 몇 년 사이 A씨처럼 종부세를 나눠 낸 사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김상훈 의원(국민의힘)이 국세청에서 받은 ‘종부세 분납 신청 현황’에 따르면, 2018년 3067명이었던 분납 신청자는 2019년 1만89명으로 1년 새 3배가 됐다. 분납 신청한 금액은 4254억원에서 6581억원으로 불어났다. 이 숫자는 개인과 법인을 합친 것으로, 개인만 따지면 신청자가 1년 새 1714명에서 8252명으로 5배로 급증했다. 신청액도 339억원에서 981억원으로 3배가 됐다.
지난해 신청자 수는 현재 국세청이 집계 중인데 2019년을 훌쩍 뛰어넘어 역대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먼저 집계가 끝난 인터넷·모바일 신청분만 9339명(5810억원)으로 이미 2019년 전체 숫자에 육박하기 때문이다. 김상훈 의원은 “지난해 종부세 분납 신청 규모는 2019년보다도 3배 이상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며 “고소득층에 속하는 대기업 직원조차 할부로 쪼개 내야 할 만큼 종부세가 급증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